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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장

경이란은 란스가 이런 거짓말로 자신을 속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기억하는 란스는 원래부터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고 아주 방탕하고 거리낌 없었으며 거짓말 따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란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바로 강탈했다. 하지만 경이란은 진실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그녀는 전화를 끊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의 말을 듣고 곧바로 회사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았고, 곧 경현민의 명의로 된 작은 회사가 있는 걸 발견했다. 남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경이란의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다. “이거... 너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어?” 경이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남자는 그녀와 상반되는 태도로 나른하게 앉아서 대답했다. “없어. 내가 막았으니까.” “지금 갈게.” 경이란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란스에게 있는 그 장부를 손에 넣은 뒤 문제를 해결할 생각뿐이었다. 란스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그는 소파 위에 있던 정장을 들었다. “나 네가 묵는 호텔 바로 옆에 있어. 여기 올 필요 없어. 그냥 1층으로 내려와.” “그래.” 경이란은 머리조차 말리지 않고 간단히 물기만 닦은 뒤 겉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일반적으로는 서지석이 그녀를 따라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은 창룡이었다. 백발의 소년은 스위트룸 거실에 앉아서 노트북을 하다가 경이란이 나오자 고개를 들었다. “어디 가세요?” 경이란은 진희원과 창룡이 요즘 아주 바쁘다는 걸 알았다. 특히 진희원 같은 경우에는 진씨 일가로 돌아온 뒤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경이란은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체질도 알고 있었기에 염승전을 손목에 꼈다. 경이란은 란스와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 자기 때문에 딸이 포항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머니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만나러 가려고. 바로 아래층에 있어. 금방 돌아올 거야.”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전부 사실대로 얘기한 것도 아니었다. 창룡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본능적으로 노트북을 닫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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