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0장 삼촌을 만나다
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진희원은 화려하게 꾸며진 복도를 지났다.
복도의 양쪽 벽에는 고풍스러운 조명이 걸려 있었는데 옅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곧 해가 질 예정이라서 그런지 조명을 조금 일찍 켠 듯했다. 비록 무더기로 자란 장미 때문에 조명이 가려지긴 했지만 어둡진 않았다. 심지어 숨을 들이쉴 때마다 짙은 장미향이 느껴졌다.
양옥은 여전히 당시의 건축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었다.
노을이 정교한 창살을 통해 바닥에 내려앉았다. 빈티지풍의 카펫은 복잡하지만 우아한 문양으로 되어 있었고 주변 장식과 아주 잘 어울렸다. 이 양옥 주인의 미감이 훌륭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경민규는 프랑스에서 유학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저택 곳곳에 명가의 작품들이 있었다.
가는 길 내내 도우미는 진희원을 살펴보았다. 도우미는 사실 진희원을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 선생과 함께 일한다더니 옷차림이 너무 캐주얼했고, 심지어 환자를 보러 오는데 아이까지 데려왔다.
그런데 지금 보니 진희원은 미감이 꽤 좋은 듯했다. 그리고 경씨 일가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처럼 이리저리 누비거나 힐끔대면서 놀라지도 않았다.
그래서 도우미는 저도 모르게 진희원을 꽤 인정해 주었다. 복도 하나를 더 지나자 그녀는 일회용 슬리퍼를 꺼내며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2층에 계십니다. 두 분은 우선 이 슬리퍼를 신으세요. 안으로 들어간 뒤에는 조심스럽게 행동해 주세요.”
과거의 재벌가다웠다.
진희원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우미의 표정과 태도에서 그녀는 석연찮음을 느꼈다.
의사라는 신분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투자할 때 그녀는 경씨 일가에 대해서 조금 알아봤었다.
과거 경씨 일가의 사업가들은 아주 기개 넘치는 분들이었다.
물론 지금 이 시대에는 기개라는 말이 조금 특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한때 혁신을 앞둔 중소기업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경씨 일가가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을 도우미로 쓸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진희원은 문득 처음 서울에서 안애홍을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경씨 일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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