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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장 김선월이 진희원을 위해 남겨둔 것

“지금 희원이 모습을 보니 정말 진심으로 기뻐.” 김선월은 부채를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서 약을 먹었다. 그제야 그녀의 숨소리가 점차 평온해졌다. 윤성훈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상태에 전혀 놀라지 않은 듯했다. 윤성훈은 진희원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천기를 누설해서는 안 되었다. 진희원과는 달리 말이다. 윤성훈이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건 충고뿐이었다. “몸 상태를 진희원 씨에게 알려주지 않을 생각인가요?” “얘기하면 일할 때 항상 이 노인네를 신경 쓸 텐데 굳이?” 김선월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저었다. “희원이는 진명 그룹을 이끌고 있으니 수많은 직원의 생계가 희원이 손에 달렸다고 할 수 있지. 저번에 만났을 때는 앉아서 자는 정도였어. 심지어 이 노인네를 걱정하지. 뭘 걱정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내 친손녀는.” 김선월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웃었다. “김씨 일가 상황은 너도 알겠지만 난 그때 서울에서 살 수가 없었어. 다들 날 나쁜 할머니라고 손가락질했었고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했었어. 그런 상황에서도 희원이는 줄곧 내 곁을 지켰어. 날 싫어하지 않았지. 난 우리 희원이 덕분에 경주에 올 수 있었고 다시 의현당을 세울 수 있었어.” “난 희원이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다.” 김선월은 그렇게 말하면서 윤성훈에게 차를 한 잔 따라줬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희원이 곁에 없으면 성훈이 네가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 희원이가 겉으로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도 사실은 감정을 아주 중요시해. 그리고 지석이도 부탁한다. 그래도 지석이가 학교에 다니는 모습은 꼭 보고 싶어.” 윤성훈은 손을 들어 노인의 등에 올렸다. “그런 말씀을 하시기엔 이르세요. 몇 년 더 보실 수 있으세요.” 진희원은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창룡이 왜 아까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했다. 소년은 머릿속에서 단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저도 모르게 가까워지고 싶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데요. 정말 이상해요.” 상서도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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