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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장 윤성훈이 질투하다

윤성훈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선을 돌렸다. 그의 그윽한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아, 그러네. 꽤 가련하게 생겼네. 희고 말끔하며 토끼 같은 눈을 가졌어.’ 윤성훈은 과거 진희원이 이런 외모를 가진 남자를 가장 좋아했던 걸 떠올렸다. 진희원은 오히려 윤성훈 같은 외모를 좋아하지 않았다. 희고 만만하게 생겨서 쉽게 괴롭힘당할 것 같고 연약할 것 같다면서 말이다. ‘흠, 연약할 것 같다고?’ 윤성훈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의 감정은 그의 아름다운 외모 아래 완전히 감춰졌다. 배승호는 여전히 비통함에 잠겨 있는 상태였기에 진희원과 가까이 붙어있으려고 하는 자신의 습관이 누군가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배씨 일가에 큰 사건이 일어났으니 방문을 이어가는 건 적합하지 않았다. 배민후는 이미 장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정운의 장례는 절대 경솔할 수 없었다. 그런데 윤성훈이 그를 말렸다. “오늘은 발표하지 마세요.” “네?” 배민후는 살짝 당황했다. 윤성훈은 비록 진희원이 불쌍한 소년을 안타까워하는 게 짜증 나긴 했지만 해야 할 말은 해야 했다. “희원 씨가 배씨 일가에 방문한 날 배씨 일가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희원 씨에게 좋지 않아요.” 맞는 말이었다. 윤성훈을 제외하고 이 일이 진희원에게 영향을 미칠 거로 생각해 본 사람은 없었다. 분명 진희원은 배씨 일가를 위해 나쁜 것을 없애줬는데 말이다. 배정운은 이미 오래전에 죽어야 했고 그동안 줄곧 자기 후손들을 해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배정운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마치 진희원이 배정운을 죽인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진희원은 원래도 아버지를 해쳤다는 악명이 있었는데 이 소식까지 전해진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진희원 본인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러다 윤성훈의 말을 듣고서야 흠칫했다. 그녀는 맑고 예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그에게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심하네요.” 윤성훈은 사실 그녀의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업보들은 없애기가 몹시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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