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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장 진희원이 나서다

그 목소리는 아주 늙은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목소리가 얼마나 거친지 녹슨 철처럼 끼익 끼익 소리가 나는 것 같았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조립한 나무 인형처럼 말이다. 진희원은 그 소리를 듣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할아버지, 몸 어디가 안 좋든 의사 선생님에게 보여야죠. 왜 아이처럼 의사 선생님에게 병을 보이지 않겠다고 떼를 부리세요? 제가 마침 의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으니 제가 볼게요.” 배정운은 그 덤덤한 목소리를 듣고 몸이 순간 굳었다. 진희원은 그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침대맡을 슬쩍 보더니 손가락을 들어 작은 5대 왕조 엽전을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던졌다. 배정운은 버둥거리면서 일어나려고 했다. “너...” 진희원의 시선이 그에게 닿았다. 그녀는 배정운의 거절을 알아듣지 못한 척했다. “할아버지, 진맥하시라는 뜻인가 보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들더니 맥을 짚는 게 아니라 바로 그의 목을 눌렀다. 배민후는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 없었다. 배정운은 음침한 표정이었다. 그는 제압당했으면서도 얌전히 있지 않고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진찰이야? 배민후! 거기서 뭘 넋 놓고 있는 거야? 당장 이리 와!” 이름을 불린 배민후는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부랴부랴 그들 쪽으로 달려갔고 곧 당황했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아버지는 이틀 전 보았을 때랑은 전혀 달랐다. 눈썹뼈에 그늘이 졌고 광대뼈도 심하게 나왔다. 겨우 이틀 사이 가죽만 남은 것 같았다. 가장 기괴한 것은 그의 것이 아닌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이는 안구였다. 배민후는 효자였다. 배정운이 그에게 침실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습관적으로 회사와 관련된 중요한 문건을 금고에 넣어두었고 괜히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일부러 자주 올라오지 않았다. 배민후는 아버지가 이런 모습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난 널 알아. 너 진씨 일가에서 데려온 그 아이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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