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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장

변희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혹시라도 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누군가 캡처할까 봐 변희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바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하지만 다 삭제하는 건 어려웠다. 평소 매일 세 개 정도는 꼭 올렸기 때문이다. “어떡해요? 어떡하냐고요!” 변희서는 안달복달했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비밀 계정! 지금 당장 비밀 계정으로 돌려야겠어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 캡처한 사람도 있고 영상 녹화를 딴 사람도 있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허영식의 계정에 댓글이 달렸다. [어쩐지 눈에 익은 것 같다 싶었는데, 예전에 이 여자 영상 본 적 있었네.] [영상이요? 무슨 말이에요?] [이 여자 패션 쪽 인플루언서예요. 거리에서 찍은 사진들 꽤 많아요. 그리고 공구도 해요. 이 사람이에요. @희서어] [세상에, 이 여자 얼마 전까지 여자는 남자 말고 자기 능력에 기대야 한다고 했잖아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이미지로 밀고 나갔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세상에, 정말 그 여자네요! 부계정에서는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니 놀랍네요.] [이거 사실이라고 어떻게 확신해요? 인플루언서가 이렇게 나이 많은 아저씨랑 연애할 리가 없잖아요.] [저기요. 이건 연애가 아니라 불륜이에요.] [남이 뭘 하든 당신들이랑 뭔 상관이에요? 다들 입 다물어요. 나였어도 인플루언서 선택했을 거예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결혼하면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거라고 다들 장담할 수 있어요?] 인터넷을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별의별 말을 다 들을 수 있었다. 자랑하려다가 자기 아버지를 감옥에 보내는 경우도 있어고, 불륜녀는 진짜 사랑을 만난 거라며 옹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걸 보면 기가 막힐 정도였다. 다들 자기만의 관점이 있는 법이다. 열기는 식지 않고 계속됐다. 본계정을 알아냈으니 부계정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게다가 부계정은 잠겨서 다들 본계정에 댓글을 남겼다. 허영식은 직장이 있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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