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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장 인간 말종

그의 엄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허영식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로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배은망덕한 년이 너랑 이혼하겠대!” “그 사람이 무슨 수로 저랑 이혼해요? 그 사람이 이혼하겠다고 했어요?” 허영식은 멍청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주는 허리에 손을 올렸다. “걔 아주 대단하던데? 어쩌다가 진씨 일가와 연을 맺은 건지 모르겠어. 걔 너랑 이혼할 거라고 하더니 네가 쓴 소설도 자기가 썼다고 그러더라!” 집안에 사람이 없어서 김현주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정말 웃겨 죽겠어. 그게 네가 쓴 소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다고.” “걔 아주 단단히 혼쭐내줘야 해. 너 지금 당장 걔한테 연락해!” “이번에는 체면이 중요하니까 나한테 대신 달래달라는 말 따위 하지 마. 걔가 나한테 무릎 꿇고 차를 따라줘야 용서해 줄 거야. 영식아, 너 걔 진희원인지 뭔지 하는 아가씨가 뒤를 봐준다고 얼마나 건방지게 굴었는지 알아?” 김현주는 많은 말을 했지만 허영식이 신경 쓰는 건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진희원 씨요? 진씨 일가 그 진희원 씨요?” “그래. 걔 지금 그 아가씨랑 같이 나갔어.” 김현주는 여전히 화가 났다. “정말 내 체면은 하나도 신경 안 쓰더라. 이참에 그냥 이혼해. 너랑 희서 사이도 좋잖아. 그 돈만 쓰는 년은 그냥 버리고 희서한테 아들 낳아달라고 해. 너도 굳이 싫은 짓 할 필요 없잖아?” 허영식은 고민했다. “어머니, 이거 뭔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김현주는 오랫동안 남을 휘두르면서 살아서 음산하게 말했다. “걔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결국에는 철없는 계집애야. 그리고 희연이 걔는 신경도 쓰지 마. 꾀 같은 건 전혀 못 부리는 성격이잖아. 그 둘을 내가 상대하지 못할 것 같아? 걔들 이미 화내면서 떠났어. 우리 이웃들도 희연이 걔가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나댄다고 욕하고 있고. 걱정하지 마. 엄마한테 다 생각이 있어.” 허영식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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