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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장 손목에 키스

진희원은 이 문제에 대해 더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듯 검은 부츠를 밟으며 걸어가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은 허리춤에 늘어졌으며, 두 다리는 길고 가늘었는데 피부가 우윳빛이었다. 그러나 윤성훈은 오른손의 이상함을 알아차리고는 갑자기 손목을 위로 올리고 눈을 내리깔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진희원은 개의치 않는 듯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잘못 때리지 않으려고 나무에 긁혔나 봐요. 괜찮아요, 돌아가서...” 진희원이 갑자기 말을 뚝 끊었다. 윤성훈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몸을 숙이고 그녀의 손목에 입술을 갖다 댔다. 온몸으로 도도한 기운을 내뿜으며, 동작은 분명 매우 위험했지만 터치하는 것은 매우 부드러웠다. 이 동작은 손 키스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의 입술은 상처의 따가움을 억누를 만큼 차가웠다. 지금까지 누구와 이렇게 가까이 지내본 적이 없었던 진희원은 손목을 빼고 싶었다. 그는 오히려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눈을 가볍게 쳐들더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키와 다리가 길고 검은색 고급 정장 차림에 팔목에는 붉은 구슬을 달고 있어 금욕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그늘진 곳이라 아무도 이 광경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어둠은 때때로 감각을 무한대로 증폭시킨다. 특히 그의 몸에서 나는 차가운 향은 좋은 향기로 쉽게 빠지게 되는데, 향기와 그의 속삭임이 뒤섞였다. "나 영국으로 며칠 출장을 갔다가 목요일에 돌아올 거예요.” 진희원은 손가락이 저린 것 같아 그의 입술을 피하며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닷새면 괜찮아요. 10일 이내에 약을 계속 보충해야 해요.” 윤성훈은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을 보고 덤덤하게 웃었다. "이게 세균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들었어요." 진희원은 그를 힐끗 보고 나서 중얼거렸다. "성훈 씨니 참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나한테 맞아서 장애인이 됐을걸요.” 윤성훈은 그녀가 얼굴을 본다는 생각에 살짝 미소를 짓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이 골목은 CCTV가 없어요. 내가 태혁이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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