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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그러자 강서윤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그런 거 없어도 돼. 괜찮아. 사진 몇 장 찍은 것뿐인데 뭘 그렇게 피곤하다고 그래? 전 그렇게 여린 여자가 아니거든.”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음료 기계 앞으로 가서 스스로 물을 따라 마셨다. 그 모습에 잠시 전까지 공주처럼 대접받고 있던 강서진은 단숨에 예민하고 나약한 사람처럼 보였다. 당황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역시 톱모델답게 곧 미소를 다시 되찾고 나긋하게 말을 이었다. “아이참, 언니가 부족해서 그렇지 뭐. 집에 있을 땐 엄마 아빠가 절대 나한테 무슨 일도 못 시키셨어. 혹시 내가 다칠까 봐 힘들까 봐 항상 애지중지하시거든.” 그녀는 가벼운 한숨을 섞으며 이어 말했다. “그래서 오히려 네가 부러울 때가 있어. 혼자 힘으로 단단해질 기회가 있으니까. 나는 길을 걷기만 해도 누가 우산 씌워주고 뭐 먹고 싶다 하면 바로 준비해 주시고.” 그러고는 미묘하게 시선을 던지며 느릿하게 말을 마무리했다. “내가 한 번은 엄마 아빠한테 말했었거든. 서윤이한테도 좀 잘해주면 안 되냐고. 혹시 진짜 네가 친딸일지도 모르잖아? 근데 그때 부모님이 뭐라고 한 줄 알아?” 강서진은 의미심장하게 말을 끊었다. 그러나 강서윤은 묵묵히 물만 마실 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서진은 애써 참았다는 듯 계속 말했다. “부모님께서 그러시더라. 어릴 때부터 널 보면 괜히 거리감이 느껴지고 성격이 마음에 안 든다고. 설령 네가 진짜 친딸이라 해도 자기네들은 날 더 좋아할 거래.” 그 말투는 어딘가 다정한 척했지만 사실은 명백한 조롱이었고 위협이었다. ‘그러니까 넌 설사 진실을 알게 돼도 아무 의미 없어.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으니까.’ 강서윤이 입을 열기도 전 누군가 다급히 들어왔다. “아가씨, 여기 계셨군요. 부인께서 대표님께서 오후 내내 촬영하셨다고 들으시고 직접 손수 제비집 보신탕을 끓여 보내셨어요.” 소위 말하는 엄마의 정성이었다. 송가인은 눈을 치켜뜨며 고개를 돌려 강서윤을 바라봤다. “부인님께서 서진 대표님을 얼마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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