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강서윤은 오른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이며 유연하게, 매끄럽게 마치 그것조차 계획된 동작처럼 오른손에 쥐고 있던 숄을 던졌다.
살결 같은 빛을 머금은 그 긴 숄이 고대의 비단처럼 허공을 날았다.
한 줄기 바람처럼 흩날린 그것은 정확히 무대 상단의 철제 구조물에 감겨 들었다.
그녀는 그 숄을 단단히 움켜쥐었고 몸을 실었다.
마치 바람을 타듯 그녀의 몸이 부드럽고 우아하게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유영했다.
강서윤의 전신이 T자 무대 위를 원을 그리며 공중을 떠다니기 시작했다.
그건 흔히 보는 거칠고 인위적인 와이어 액션이 아니었다.
몸을 묶지도 지탱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하늘에 스며든 한 조각의 실루엣처럼 숄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롭게 날았다.
살빛의 얇은 실크 드레스는 하늘하늘 흩날렸고 숄의 끝자락은 물결처럼 허공을 갈랐다.
그 순간, 수천 수만의 반딧불이들이 그녀를 배경 삼아 춤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강서윤은 마치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온 요정 같았다.
현실의 무게를 벗어던진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고 아름다운 존재.
관중석에 앉아 있던 모두가 숨조차 잊은 채 그녀만을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옷자락은 연기처럼, 그녀의 존재는 꿈속 환상처럼.
그녀는 그 순간 진짜 요정이었다.
허공 위에서 모든 관중을 내려다보던 강서윤은 붉은 입꼬리를 살짝 고혹적으로 올렸다.
그녀는 우아하게 한쪽 다리를 굽히며 손을 뻗어 자신의 하이힐을 벗어 들었다.
그리고 맑고 서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거, 갖고 싶은 사람?”
청아하게 울려 퍼진 한 마디는 치명적인 양귀비꽃처럼 사람들의 이성을 단숨에 홀려버렸다.
정신을 앗아가고 심장을 찌르는 음색.
그 한 마디에 객석 절반 이상이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요! 저요! 저 주세요!”
“여기요! 여기요!”
모두가 외쳤다.
자신이 선택받기를 갈망하는 눈빛으로.
진이안 역시 작은 몸을 일으켜 손을 들고 외쳤다.
“엄마! 아빠 줘요! 아빠 줘요!”
하지만 그의 가느다란 목소리는 거대한 함성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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