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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전 남자친구?’ 강서윤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가늘게 좁혀졌고 목소리는 낮고 서늘했다. “누구야? 정시후 그 자식?” 배진우는 그 눈빛에 잠시 숨을 멈췄다. 입술을 조심스레 깨물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맞아요. 정시후 씨가 인스타에 글을 올렸어요. 서윤 씨가 실력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면... 백억을 주겠답니다.” 잠시 침묵. 강서윤은 말없이 그 말을 곱씹더니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나 그 미소는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웃기네.” 쾌락도 분노도 아닌 냉정한 비웃음이었다. “내가 100억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였나?” 한 마디 속에 담긴 뉘앙스는 분명했다. 가볍지도 않았고 억지로 웃어넘기려는 의도도 없었다. 그건 자존심에 박힌 가시였고 인격에 대한 모욕이었다. 그 순간, 그녀 안에 오래 잠들어 있던 감정들이 단숨에 터져 나왔다. 강서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주먹을 단단히 쥐었다. 망설임 없이 샌드백을 향해 강하게 한 방을 날렸다. “쿵!” 마치 천둥이 울리는 듯한 충격음과 함께 50킬로는 족히 넘는 샌드백이 그대로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샌드백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방 안 공기가 찢어졌다. 배진우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역시... 이게 강서윤이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그제야 그는 알았다. 강서윤은 단지 외모나 집안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복싱 글러브를 벗고 숨을 고르듯 손을 뻗어 핸드폰을 들었다. 그 손끝엔 냉철한 결단이 서려 있었다. 잠시 정시후의 게시글을 바라보던 그녀는 망설임도 없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거절할게.] 그리고 그 아래엔 손가락으로 중지를 치켜든 사진 한 장이 첨부됐다. 단호하고도 당당한 선언이었다. 강서윤은 마치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처럼 자신의 의사를 거침없이 세상에 내던졌다. 그녀의 모습은 확고하고도 강렬했다. 두려움을 삼킨 듯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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