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았던 탓에 유지민은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비웃었다.
‘또 다쳤네.’
강시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지민은 입꼬리를 비틀며 비웃었다.
“빨리 가보세요. 민하 씨를 기다리게 하실 거예요?”
‘세운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양민하 씨의 상처는 이미 아물었을지도 모르겠네.’
강시현의 몸이 움찔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강시현의 목소리는 여전히 화해를 구하는 듯했다.
“지민아, 귀국하길 기다릴게.”
서둘러 떠나는 강시현의 뒷모습을 보며 유지민은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왔다. 그녀는 즉시 손으로 벽을 짚어 몸을 지탱했다.
‘이제 와서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양민하가 무슨 일이 생기면 또 나를 제일 먼저 버릴 거면서...’
유지민은 입꼬리를 올려 조소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했다.
유지민은 그날 밤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공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유지민은 익숙한 얼굴을 마주했다.
정장을 차려입은 강인혁이었다.
그의 비서는 옆에서 짐을 옮기고 있었고 그는 유지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인혁의 시선에 유지민은 멈칫했다.
‘우연일까? 아니면 인혁 씨가 일부러 따라온 걸까?’
유지민은 몇 초간 숨을 멈췄다가 천천히 강인혁 앞으로 걸어갔다.
강인혁의 질책을 받을 줄 알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
“지민아, 왜 나 안 기다렸어?”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서운한 표정이 가득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못된 녀석, 나를 두고 몰래 한국으로 도망가려 하다니...’
유지민은 입술을 깨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급하게 가는 거라서... 인혁 씨한테 말하면 인혁 씨도 급하게 준비할까 봐...”
강인혁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나 버리고 가려는 건 아니었고?”
버린다는 말이 유지민의 심장을 깊이 찔렀다.
강시현에게 수없이 버림받았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