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할머니!”
유지민이 병상 앞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자 전미자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지민아, 네가 떠난 지 보름밖에 안 됐는데 할머니는 마치 반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구나. 너희 부모님은 잘 지내시니?”
유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부모님은 잘 지내세요. 이번에 저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바쁜 일 끝나면 곧 할머니 보러 오실 거예요.”
“세운에서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번거로운데, 그것도 비행기까지 갈아타야 하고. 네가 이렇게 와준 것만으로도 할머니는 꿈만 같구나!”
유지민은 눈을 내리깔며 감정을 감췄다.
“할머니가 입원하셨는데 제가 어떻게 안 올 수 있겠어요.”
하지만 유지민을 보는 전미자는 자신이 쓰러지기 전 강시현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아무리 화가 나도 결국 자신의 아들이기에 마음 한편에는 안쓰러움이 남아 있었다.
전미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지민아, 네가 없는 동안 시현이가 너를 많이 그리워했단다. 계속 너를 찾고 있었어.”
‘그리워했다고? 그는 아마 이런 식으로 놀림당하고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나를 받아들일 수 없었겠지. 그리고 찾았다고? 필시 만나면 잔뜩 훈계하고 삼촌이랍시고 잔소리하려고 했을 거야.’
유지민은 강시현을 만나기도 전에 이러한 재회의 장면들을 떠올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비웃음을 지었지만 전미자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말했다.
“할머니, 저와 삼촌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저도 이제 다 컸고 제 삶을 살아야죠. 모든 일을 그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유지민은 그가 자신에게 신경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미자는 무언가 말하려 입을 떼었다.
그때 유지민은 모두를 놀라게 할 말을 꺼냈다.
“그리고 할머니, 저 결혼했어요. 부모님도 다 만나셨고요.”
“결혼?”
전미자의 표정이 크게 변했다.
유지민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결혼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지민아, 어쩌다 갑자기 결혼을 생각하게 된 거냐? 평생 일인데 신중해야지.”
“정말 잘 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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