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유지민이 입을 열려는 순간, 강인혁은 차갑게 거절했다. “지민이는 안 놀아. 민재야, 네가 이현이랑 놀아줘.” 소이현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굳어졌고 유지민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살의가 가득했다. 유지민은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억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강인혁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마실래? 술 약하니까 오늘은 마시지 마.” 강인혁은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유지민은 얼굴이 붉어지며 머릿속에 몇몇 부적절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소이현은 유지민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그녀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차갑고 비꼬는 투로 말했다. “요즘 돈 많고 잘생긴 남자한테 빌붙어서 돈 뜯어내고 섹스나 하려는 여자들이 있더라. 인혁 오빠, 조심해. 속지 말고.” 순간 강인혁의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그의 얼굴은 위험한 분노로 가득 찼다. 소이현은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미 말을 했으니 거둘 수는 없었다. 소이현은 계속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카드 게임도 못 하면서 왜 나와서 망신이야? 그런 유치한 수법에 인혁 오빠가 속을 것 같아?” 소이현의 적의에 찬 말에도 유지민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어차피 강인혁과는 위장 결혼일 뿐이고 둘은 협력 관계였다. 그러니 강인혁의 추종자들에게는 차갑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소이현을 보니 유지민은 자신도 모르게 강시현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퍼부었던 막말들이 떠올랐다. “지민이는 정말 쫓아다니는 것에 중독된 것 같아. 남자들끼리 모였는데 뻔뻔하게 따라붙다니. 시현아, 안 귀찮아?” 강시현은 가볍게 웃었다. “어쩌겠어. 떨어지지도 않는데.” 그 한마디에 유지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다. 나중에 그녀는 용기를 내어 강시현에게 물었지만 그는 친구들이 농담하는 걸 왜 그렇게 신경 쓰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제 소이현의 말을 듣고 유지민은 다른 친구들의 놀림과 비웃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하지만 방 안의 분위기는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