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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유지민은 구청 앞에 서서 손에 쥔 혼인신고서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평정심을 되찾았다. 비록 계약 결혼이긴 해도 이건 법적 효력을 가진 진짜 혼인 신고서였다. 두 사람이 바짝 붙어있는 사진 속 유지민은 어색하게 웃고 있었지만 뚜렷한 이목구비 덕분에 여전히 예쁘게 담겼다. 강인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뛰어나게 잘생긴 얼굴은 흠잡을 데 없었고, 길고 그윽한 눈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서늘함과 고고함이 느껴졌다. 강인혁... 입술을 꾹 다문 유지민은 그 이름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잘 기억나지 않았다. 혼인 신고서를 손에 든 채 잠시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다. 강시현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오랫동안 좋아했던 마음은 단번에 떨쳐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시 한번 심장에 느껴지는 저릿한 고통에 입가엔 조롱 섞인 미소가 담겼다. 강시현은 국내에서 양민하와 본격적으로 만나고 있을 거다. 오랜 세월 기다린 첫사랑이 마침내 돌아와서 극진히 챙겨주기 바쁜데 언제 그녀가 떠난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있겠나. 과거의 기억이 날카로운 파편으로 되어 유지민의 마음을 난도질하자 그녀는 무기력한 한숨을 뱉었다. ‘유지민, 내려놓기로 했잖아. 돌아보지 말자.’ 남자 하나 떠난다고 죽고 못 사는 건 아니었다. 그나마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 덕분에 잠시나마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꼈었다. 강인혁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하고 얼떨결에 고개를 들어 그와 두 눈이 마주친 유지민은 저도 모르게 몸이 경직되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힘껏 말아쥔 손에서 땀이 삐질삐질 났다. 그가 이상함을 눈치채진 않을까. 강인혁의 짙은 눈매가 꿈틀거리다가 얇은 입술을 피식 말아 올렸다. “언제 나랑 집으로 가서 결혼 재촉하는 부모님 해결해 줄 생각이야?” 강인혁의 덤덤한 말에 유지민의 마음을 짓누르던 답답함도 한층 벗겨지는 것 같았다. 혼인신고를 하긴 했어도 어차피 가짜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유지민은 잠시 멈칫하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강인혁을 바라보았다. “강... 인혁 씨.” 여자의 나긋나긋하고 듣기 좋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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