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유지민이 엘리트 직원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며 강인혁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가볍게 웃었다.
“나는 다른 건 필요 없고 네가 날 책임지기만 하면 돼.”
유지민은 눈을 깜빡이며 가슴속을 따뜻하게 감싸는 기운을 느꼈다.
한편 건물 아래에서 떠나려던 강시현은 강인혁의 차가 빌리 그룹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표정이 굳은 강시현은 불쾌한 기색으로 위층을 올려다보았다. 최상층의 불이 켜져 있었다.
‘강인혁도 여기 있다고?’
강시현은 차를 한쪽에 세운 뒤 시동을 끄고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강인혁과 유지민이 연기하는 건지, 진짜인지 이번에 확인해야겠어.’
그러나 강인혁과 유지민은 한밤중이 되어서야 회사에서 나왔다.
밤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져 회사 문을 나서자마자 강인혁은 정장을 벗어 유지민의 어깨에 걸쳐주고 그녀를 감싸듯이 함께 걸어 나갔다.
두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유지민이 무언가를 말하자 강인혁은 깊어진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 모습에 강시현은 차에서 내려 주먹을 날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감히 유지민에게 입을 맞춰?’
그런데도 유지민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애교 섞인 미소를 지으며 강인혁과 함께 차로 돌아가 강시현이 지켜보는 앞에서 떠나버렸다.
어둠 속에 갇힌 강시현의 얼굴은 더욱더 음산해졌다.
다음 날, 강인혁은 이른 아침부터 지안 그룹 대표 진창민을 만났다.
진창민은 강인혁이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빌리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크게 놀라며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눈앞의 남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 대표님이 이렇게 젊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1년 만에 회사를 상장시키고 지금은 세계 100대 기업에 드는 수준이라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러나 강인혁은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빌리 그룹은 그저 그의 일부일 뿐이었으나 굳이 이 사실을 진창민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지안 그룹과 강하 그룹 간의 협업 내용을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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