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강시현의 안색이 확 어두워지며 온몸이 굳어졌는데 마치 피의 흐름까지 멈춘 것 같았다.
유지민은 그를 더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가 전미자와 간단히 작별을 고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이때 밖에서는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유지민이 처마 아래로로로 걸어가 휴대폰을 꺼내 택시를 부르려 할 때 마침 차 한 대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놀라운 눈길로 쳐다보던 그녀는 곧 눈에서 기쁜 기색이 반짝였다.
강인혁이 차에서 문을 열고 내려와 검은색 우산을 들고 그녀를 향해 걸어오더니 손에 들린 박스를 그에게 건네 달라고 했다. 유지민은 강인혁이 왜 갑자기 자신을 마중 왔는지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강민혁은 박스를 트렁크에 넣은 후 우산을 들고 유지민더러 먼저 차에 타게 했다.
유지민은 고개를 돌려보니 강인혁이 우산을 그녀의 방향으로 기울였는데 그의 어깨는 이미 빗물에 젖어 있었다.
이런 디테일한 행동에 마음이 설렌 유지민은 콩닥거리는 가슴을 감추느라 어색하게 코를 만지작거렸다.
강인혁은 차에 오른 후 유지민더러 뒤돌아보라고 했다.
문서를 보니 강인혁이 재단을 업그레이드했는데 유지민의 이름으로 만든 이 재단이 심지어 명성을 떨치며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음을 발견했다.
유지민은 눈빛이 반짝였다.
“인혁 씨 어떻게 재단을 관리해줄 생각을 했어요?”
강인혁은 얇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따뜻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유지민이라는 이름으로 된 이 재단이 전 세계에 알려지길 바랐으니까.”
이 말을 듣자 유지민은 잠시 멍해졌다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강인혁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는데 애써 침착해지려고 해도 마음의 방어선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코를 훌쩍거리던 유지민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입술을 강인혁에게 댔다.
밖에서는 보슬비가 내리며 하늘마저 어두운 빛을 띠었지만 차 안은 히터를 켰기 때문에 따뜻했고 오히려 은은하고 애매한 분위기가 퍼지고 있었다.
유지민의 입술이 다가오자 강인혁의 눈가에는 알아차리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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