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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장

진태현은 지난번부터 이 신비로운 여인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은 명품 옷은 진태현의 집 두 채를 살 수 있을 만큼 비싸 보였다. 말은 많지 않았지만 한마디를 할 때마다 카리스마가 넘쳤고, 특히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진태현은 무의식적으로 공손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죠?” 진태현은 그 여자가 이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을 팔 줄 알고 조롱하려 했는데 그녀의 카리스마에 기가 눌려 입을 꾹 다물었다. 진태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침착하고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진태현은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의 성격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이사라가 당신들 물건을 훔쳤어요. 자업자득이니까 도와주지 않았던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한 일부 행동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않네요.” 진태현은 그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요? 나랑 결투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신비로운 여인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사내가 여자랑 싸우려 해요? 내가 정말 결투를 원한다고 해도 당신은 동의하지 않을 거잖아요.” 말을 마친 후 신비로운 여인은 이사라를 힐끗 쳐다봤다. 진태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참 대단한 여자네. 방금 남자인 내가 여자인 이사라를 밀친 것을 비꼬고 있는 거잖아.’ “난 내가 좋은 남자라고 말한 적 없어요. 그리고 좋은 남자면 뭐 해요? 아내가 바람을 피워도 모르면서. 그리고 여자는 나쁜 남자만 좋아하는 법이에요. 내가 좋은 남자였으면 그 사람들이 나를 따르겠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정말 결투를 원한다면 나는 언제든 응할 수 있어요.” “지은 씨, 하늬 씨 잘 부축해요.” 진태현은 당장이라도 결투할 자세를 취하자 신비로운 여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진태현이 이 정도로 비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해예요. 난 당신과 결투할 생각이 없어요.” 진태현이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럼 뭐가 하고 싶은 거죠?” 신비로운 여인은 진태현과 눈을 마주쳤다. “만약 우리가 돌아갈 수 없어서 평생 이 무인도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당신이 이렇게 우리를 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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