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이사라 일행이 지내는 동굴에 도착하기도 전, 진태현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에 먼저 흠칫 놀라고 말았다.
애초에 그녀들은 불을 피울 줄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머리를 짜냈나 보네. 아니지. 설아 씨가 불을 피우는 방법을 말해 줬을 수도 있고. 불쏘시개는 뭐로 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걸어가는 진태현의 눈에 그들의 동굴이 들어왔다.
돌로 쌓은 아궁이에는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그 위에서 끓고 있는 것은 분명 그들의 동굴에서 훔쳐 온 냄비와 도미였다.
이사라는 나무 막대기로 국을 젓고 있었는데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불 옆에 서 있는 이설아, 주원영도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힘들게 바닷가에서 주워 온 거예요. 암초 더미 밑에서 찾은 거라고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했겠어요. 어떻게든 다들 배불리 먹이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앞으로 내 말에 따라요. 우리끼리도 진태현, 고하늬, 백지은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어요.”
뻔뻔한 이사라의 말에 진태현은 화가 치밀었다.
‘낯짝이 두꺼워도 유분수지. 훔쳐 온 걸 자기가 잡은 거라고 거짓말을 해?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이미 국 냄새에 홀린 주원영이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니. 앞으로는 언니 말만 들을게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던 이사라는 이설아를 바라보았다.
콧방귀를 끼던 이설아는 애써 고개를 돌렸지만 살짝 흐른 침은 감출 수 없었다.
“불 피우는 방법은 내가 가르쳐줬다는 거 잊지 마요. 불이 없으면 이런 국이 웬말이에요?”
나무막대기에 묻은 국물을 살짝 맛본 이사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설아 씨는 이 국을 먹고 싶지 않은가 보네요.”
솔직히 배가 고프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물고기 한 마리 구해 왔다고 의기양양한 모습이 꼴 보기 싫어 돌아섰다.
한편,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자가 팔짱을 끼곤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 도미 말이에요. 가지고 왔을 땐 손질도 깨끗하게 되어 있었고 살짝 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