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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이사라의 능력으로 봤을 땐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다. ‘도대체 어떤 거짓말로 속였는지 궁금한데? 오늘 네 본모습을 까발리고 말 거야.’ 캠프에 막 도착하려던 순간 진태현은 걸음을 멈췄다. 그는 이설아와 백지은에게 손짓하더니 곧바로 큰 바위 뒤에 숨으라고 하며 캠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일단 여기 숨어있죠. 이사라가 얼마나 파렴치한지 봐야겠어요.” 진태현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사이 동굴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는 듯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늬 씨,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코코넛이랑 생선들 내놓아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동굴 안에는 이사라가 한 무리의 여자들을 데리고 입구를 막은 채 서 있었고, 이사라는 먹이를 노리는 짐승처럼 호시탐탐 고하늬를 노려보고 있었다. “가만있지 않으면 어쩌려고요? 설마 때리기라도 할 건가요?” 고하늬는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이사라에게 말했다. 손에 들고 있던 날카로운 돌은 이사라를 향하고 있었다. “시간 줄 테니까 잘 생각해 봐요. 제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죠? 사라 씨가 이렇게 나온다면 저도 가만있을 수가 없죠.” “그런데 왜 이렇게 뻔뻔한 거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제가 구한 식량까지 빼앗는지 모르겠네요. 저한테 뭘 맡긴 사람처럼 당당하게 말하니까 더 어이가 없네요.” 고하늬에게 한 소리 들었음에도 이사라는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기세가 등등했다. 심지어 고하늬가 물건을 넘겨주지 않자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서 빼앗으려고 했다. 그러나 살기를 띠는 고하늬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겁을 먹었는지 걸음을 멈추고 뚫어지라 그녀를 쳐다봤다. 이사라는 태연하게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자격이요? 제 기억이 맞다면 여기에 있는 모든 게 진태현 그 쓰레기가 구해온 거 아닌가요? 전 그 사람 와이프예요. 남편의 물건을 갖는 게 뭐가 잘못됐나요?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얼른 내놔요.” 고하늬는 입술을 깨물고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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