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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이설아는 구덩이에 떨어진 이후로 계속 울고 있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는 것은 체내의 수분과 염분을 낭비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진태현의 인내심도 거의 바닥나고 있었다. “태현 씨, 지금 거짓말하는 거죠? 모든 출구를 다 찾아봤지만 전부 막다른 길이었어요. 출구가 있긴 한 거예요?” 이설아는 훌쩍거리며 말했다. “게다가... 전 죽을까 봐 우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면 왜 우는 건데요?” 진태현은 약간 의아한 반응을 보이며 물었다. 이설아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고, 귓불과 목까지도 달아올랐다.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말을 더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설아 씨와 저는 생사를 함께하는 사이에요. 저에게 말 못 할 게 뭐가 있어요?” “그런 게 아니라...사실 너무 아쉬워서 그래요. 이렇게 예쁘고, 몸매도 괜찮은 제가 아직 남자 친구도 한 번 사귀어 본 적 없다면 믿을 수 있겠어요? 호감을 느끼고 만났던 남자조차 없었어요! 이대로 죽기 아까워서 운 거예요.” 이설아의 말에 진태현은 깜짝 놀랐다. “네? 설아 씨... 정말 아직 첫 경험을 하지 않았어요?” “네...” 이설아는 진태현에게 눈을 깜빡이며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같이 개방적인 세상에 첫 경험을 하지 않은 여자는 흔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설아는 나이가 적지 않았고 대학도 졸업했으니 말이다. 진태현은 믿기지 않아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럴 줄은 몰랐어요...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설아 씨는 충분히 매력적인데, 아직 연애 한 번 해보지 않았다고 하니 충격적이네요...” 이설아는 위아래로 스캔하는 진태현의 눈빛에 당황하며 귀까지 빨개졌고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눈빛은 뭐예요? 설마 안 믿는 거예요? 맹세코 단 한 번도 남자 친구가 없었어요!” “믿을게요... 하지만 이제 늦었으니 그만 힘 빼고, 내일 다시 출구를 찾아보자고요.” 진태현은 시큰둥하게 몸을 돌려 자려고 했다. 한참이 지나 거의 잠들려고 할 때, 진태현은 부드럽고 향긋한 살결이 몸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한 탓에 진태현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는 대신, 살포시 와닿은 살결의 온기를 느끼며 다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진태현은 눈을 뜨자마자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목에는 이설아의 팔이 감겨 있었고, 다리에는 가늘고 긴 그녀의 다리가 감겨 있었다. 이설아의 다리는 하얗고 늘씬했고 발가락은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더욱 아찔한 것은 바로 진태현의 등에는 바짝 맞닿은 이설아의 부드러운 가슴이었다. 그녀가 들숨 날숨을 반복할 때마다 진태현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진태현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며 몸을 일으켰다. 뒤를 돌아보니 이설아가 진태현을 꼭 안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햇빛 아래에서 마치 매끈하게 삶아진 계란흰자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진태현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콕’하고 눌러 보았다. 그러자 이설아가 진태현의 혀를 내밀어 그의 손가락을 핥았다. 그 순간, 진태현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간신히 참았다. 그런데 이설아는 진태현의 손가락을 핥다가 다시 잠에 빠진 듯 다시 코를 골았다. “음... 왜 이렇게 짜! 닭다리가 아닌가?” 이설아는 잠결에 중얼거렸다. 진태현은 흠칫 놀라며 말했다. “지금 내 손가락을 닭다리라고 생각한 거야? 그것도 모자라 맛이 짜다고?” 이설아는 진태현을 더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오히려 귀여웠다. 진태현은 깊은숨을 내쉬며 진정하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이설아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설아 씨, 지금 일부러 자는 척하는 거죠?” 그 말을 듣자, 이설아의 거친 숨결이 잠깐 사그라들었다. 그녀는 오히려 진태현을 더 꼭 끌어안았다. 진태현은 고개를 젓더니 이설아를 힘껏 밀어내며 일어섰다. “자는 척하지 그만해요. 눈꺼풀이 계속 움찔거렸어요. 다 티 났단 말이에요!” “아침부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예요?” “흑흑...” 이설아는 눈을 비비며 진태현을 한 번 훔쳐보고 나서 작은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겁에 질려서거나 아쉬워서 우는 것이 아니라, 진태현이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는 생각에 속상해서 흘리는 눈물이었다. “왜 울어요?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진태현은 벽에 기대어 경계하며 말했다. “차라리 남자답게 저를 덮쳤으면 좋겠어요. 제발 저를 좀 괴롭혀줘요. 흑흑흑... 정말 그 정도로 눈치가 없는 거예요? 어젯밤에 분명하게 말했잖아요! 전 아직 첫 경험도 하지 못한 처녀라고요. 이렇게 죽기엔 너무 아쉬워요. 누가 우리를 찾아올 거라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늘 밤에도 여기서 나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정말 죽을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요... 태현 씨에게 처음을 바치고 싶어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여자가 되어보고 싶어요. 정말 저를 만족시켜 줄 수 없는 건가요?” 이설아의 말에 진태현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아직 대낮이고, 그들에게는 출구를 찾을 기회가 있었다. 게다가 이상함을 눈치챈 고하늬나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찾아다니고 있을 수도 있었다. 진태현은 체력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만약 죽기 전 쾌락을 맛보려고 체력을 낭비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체력이 고갈되어 구조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억울한 일이었다. 진태현은 이설아의 시선을 회피하며 말했다. “진정해요. 아직 단정하긴 일러요.” “죽을지 안 죽을지는 모르겠고 마지막 소원이 진정한 여자가 되어보는 거예요! 제위에 올라타 주면 안 돼요?” 이설아는 큰 결심을 한 듯 바지를 벗어 던졌다. 이제 그녀는 하얀 레이스 팬티만 입고 있었다. 그녀는 진태현을 유혹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하지만 진태현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설아는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설... 설마... 발기가 안 되는 거예요?” “되는지 안 되는지, 아까 못 느꼈어요?” 진태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방금 느껴졌던 단단했던 그곳이 떠올라, 이설아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아! 뭐예요! 변태예요?” “변태요? 그 말은 제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아침부터 자는 저를 이리저리 더듬고 제게 몸을 밀착시켰었잖아요...” 진태현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이설아는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잠시 부끄러운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진태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 뭐 하려는 거예요? 강제로 덮치기라도 하려고요?” 진태현은 당황하며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때 갑자기 발이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리고 손으로 땅을 짚고 보니 풀썩하고 물웅덩이에 빠져버렸다. 이설아가 재빨리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몸통 전체가 물웅덩이에 빠졌을 것이다. 그 물웅덩이는 아주 깊지는 않았지만, 몇 미터는 되어 위험했다. 이설아는 달려와서 진태현을 끌어올리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내가 그렇게 못생겼어요? 아니면 몸매가 별로인가요? 나랑 한번 자는 게 그렇게 싫어서 자살까지 하려고요?” “잠깐! 설아 씨! 이것 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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