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양연수는 눈물을 흘렸다.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이 걸었던 길들, 날들을 떠올려 보니 마치 끝도 없는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당시의 그녀는 굳이 이 결혼이어야 했던 건 아니었다. 당시 문 회장과 여사님 모두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었다. 문유안 역시도 그녀에게 결혼을 하면 가정으로 돌아와 더는 유흥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게다가 당시의 그는 김사라와 헤어진 상태였다.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그래도 양연수도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진짜 내연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문씨 가문에 시집온 이후에야 문유안과 김사라는 진작에 다시 만나기 시작했고 아들인 문기훈도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비밀리에 사귀고 있었고 헤어졌다고 해도 그저 잠깐일 뿐 다시 만났다. 당시 김사라는 다른 감독과 결혼을 하기도 했었다. 다만 김사라의 결혼생활은 2년도 되지 않아 곧바로 이혼을 했다. 이혼을 한 뒤 다시 문유안과 만나기 시작한 그녀는 문유설을 낳았다. 문씨 가문에 시집온 이후, 문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그녀가 전업주부로 지내길 바랐다. 거기에 양씨 가문 쪽에 일이 많기도 하고 부모 모두 몸이 좋지 않아 자주 보살펴야 했던 탓에 양연수는 하는 수 없이 그들의 의견에 따랐다. 그런데 진짜로 전업주부로 된 뒤에는 문씨 가문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일가족의 아침 식사를 준비해야 했고 빨래와 러그는 아무리 씻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고 계속해서 쓸고 닦고 해야 했다. 정원의 꽃들은 아무리 다듬어도 끝이 없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삶에 그녀는 모든 열기를 잃고 스스로를 잃어갔다. 나중에, 문유안은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그녀를 때려댔다. 집안의 체면을 위해 문 회장이 발견하면 말리기도 하고 나중엔 보상도 했지만 문 회장만 없으면 문유안은 여전히 손찌검을 했다. 그때, 아래층에서 문유설과 안서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매번 문유안이 손찌검을 할 때면 이 사람들은 구경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문유안이 그녀를 때려죽이길 바라지 않을까? 양연수는 머릿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