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정지연은 수업이 끝난 뒤에야 휴대폰을 확인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지진우기 보낸 메시지로 시간과 점심 식사 장소를 준비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서야 주민환의 답장을 확인한 그녀는 이내 양연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양연수가 가쁜 숨소리를 내며 전화를 받았다.
“집 정리하고 있어서 벨 소리를 못 들었네.”
눈빛이 조금 가라앉은 정지연이 물었다.
“집에 가정부 부르지 않았어요? 아직도 전처럼 엄마를 가정부 취급하는 거예요? 일은 엄마 다 시키고?”
“괜찮아, 가끔은 일을 해야 좀 조용해져.”
양연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정지연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손을 뻗는다고 해도 문씨 가문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몸 잘 챙겨요.”
“알았어, 걱정 안 해도 돼.”
“내일 점심에 시간 돼요? 남편이랑 같이 엄마 식사 대접하고 싶어서요, 얼굴도 익힐 겸.”
정지연의 물음에 전화 너머의 양연수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집에 안 오고?”
“네, 전 이제 문씨 가문과는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갚아야 할 건 다 갚았으니 왕래 안 하는 게 낫죠. 전 그냥 엄마가 보고 싶은 거예요.”
정지연의 뜻을 양연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비록 문씨 가문이 정지연의 뒷배가 되길 바라고 있지만 문씨 가문이 내켜 할지는 의문이었고 문씨 가문의 일부 사람들은 더더욱 내켜 할 리가 없었다.
그 사람들은 정지연이 문씨 가문에서 무언가를 얻기를 바라고 있지 않았다. 아주 조금의 후광이 묻는 것도 그들에게는 몹시 괴로운 일이었다!
“그래, 다만 네 할아버지 쪽은 그래도…”
양연수도 정지연이 문 회장을 존경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이후, 문 회장도 정지연에게 선의를 베푼 적이 있었다.
“나중에 따로 보러 갈게요. 알겠어요, 엄마. 내일 마중 나갈 차 보내드릴게요.”
정지연은 그렇게 통화를 마쳤다.
……
밤, 정지연은 조금 늦게 귀가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8시가 될 때까지 기다려도 주민환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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