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서진하, 넌 날 혼낼 자격 없어.”
정지연의 태도에 서진하는 당연하게도 화가 치밀어 곧바로 입을 열었다.
“난 유설의 약혼자야. 그런데 내가 자격이 없다고? 문씨 가문 사위의 입장에서라도 난 너에게 충고할 자격 있어!”
“유설이 곤란하게 만들지 마. 또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말고 얌전히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계속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넌 완전히 무너지는 수밖에 없어. 이전에 당했던 걸 벌써 잊은 거야? 문씨 가문에서 도와주고 유설이가 봐주고 너 대신 발품 팔지 않았으면 네 일은 진작에 들통나서 감옥 갔어! 어디 해외에 나갈 기회라도 있었을 것 같아?”
그때 일을 떠올린 서진하의 두 눈에 슬픔과 실망이 떠올랐다.
“난 네가 그런 사람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
“문유설이 또 너한테 가스라이팅했어? 넌 내가 해외로 나간 게 정말로 걔네 그 추잡한 수작질 때문이라고 생각해?”
정지연의 두 눈에 하찮다는 듯 냉기가 드러났다. 말투는 더없이 평온했다.
“서진하, 전에는 그저 어려서 두뇌 발달이 좀 덜 돼서 분별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성인이 됐는데도 지능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일 줄이야. 그 정도 지능으로 자신감은 넘치네…. 그래, 어리버리하게 사는 게 너한테는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네.”
정지연은 서진하를 담담하게 흘깃 쳐다본 뒤 그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정지연, 무슨 뜻이야?”
서진하는 당연하게도 정지연의 말에 담긴 조롱을 알아들었다.
그는 이토록 날카롭고 각박한 말이 늘 조용하고 과묵하던 여자애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말 그대로야, 가서 네 여자 간수나 잘해. 괜히 나와서 얼쩡대지 말라고 전해. 난 아주 바빠, 그런 저열한 수작질 상대할 시간은 없을 정도로.”
“말끝마다 내 여자, 내 여자 하는데 너도 전에는 내 여자이지 않았어?”
서진하는 정지연의 자기 일 아니라는 듯 차가운 태도에 왠지 모르게 분노가 치밀었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을 향해 낯선 사람 대하듯 냉담하고 거리감 느껴지는 정지연의 태도를 받아드일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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