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박민재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강서우의 눈조차 마주 보지 못한 채 돌아섰다.
그러자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강채윤이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사랑이 깊을수록 미움도 깊어진다더니 너야말로 그 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네.”
“언니, 지금쯤이면 분명 후회하고 있겠지? 예전에 박민재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던 걸. 방금 걔가 화내면서 한 말들 듣기만 해도 무섭더라. 저렇게 성질이 더러운데 혹시 예전엔 언니를 때린 적도 있으려나?”
강채윤은 한 발짝씩 다가오며 뾰족한 하이힐 끝을 강서우의 발 위에 얹을 듯 위협했다. 하지만 강서우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무시했다.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자 강채윤은 만족하지 못한 표정으로 몸을 숙이고 강서우의 눈을 들여다봤다.
혹시라도 감정이 무너진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김민재는 이미 가버렸어. 언니가 바친 13년이 그냥 웃음거리가 됐다는 뜻이지. 게다가 이번 프로젝트도 완전히 날아갔으니 곧 회사 전체가 호되게 당할 거야. 고로 언니는 이제...”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서우는 손을 갑자기 높이 들어 올렸다.
‘이러다가 맞는다!’
강채윤은 반사적으로 머리를 감싸며 뒤로 물러섰고 이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예상했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눈을 뜨자 강서우는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어이없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뭐 그렇게 겁이 많아? 먼지 좀 털었을 뿐인데.”
“너... 방금 분명히...”
“내가 뭘?”
강서우는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성큼 다가갔고 키 차이로 내려다보는 시선이 위압적이었다.
“내가 널 때리려고 했다고?”
그러면서 손목을 돌려 보였는데 마치 곧 다시 손을 뻗을 것처럼 보였다.
강채윤은 강서우의 성격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어 점점 뒷걸음질 치다가 발목을 삐끗할 뻔해 허둥지둥 테이블을 붙잡고 겨우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는 분이 풀리지 않은 눈빛으로 강서우를 노려보며 외쳤다.
“역시 때리려던 거잖아! 지금 당장 아빠한테 이럴 거야! 아빠가 가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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