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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강서우는 살짝 당황했다. 어느 틈엔가 들어와 그녀의 손에서 시집을 빼앗고는 책장 속 원래 자리로 돌려놓은 이세빈의 두 눈에 복잡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왠지 그녀의 호기심이 상대에게 실례가 된 것 같았다. “멋대로 책 건드려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나가면서 그녀에게 자기 방처럼 지내라고 했었기에 실례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이세빈은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이 들어가며 어색하게 옷깃을 매만졌다. 강서우는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모습에 화가 나진 않은 것 같아 안도하며 다가가 물었다. “안에 있는 책갈피가 예쁘네요.” “길가에서 아무거나 샀어요.” “...” 그런가. 하지만 저 은행 책갈피는 그녀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물건이자 이벤트에서 받은 한정 상품이었다. 그런데 이세빈에겐 길거리에서 대충 집어 든 물건이라니. 그녀는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도 아니었고, 정략결혼 상대로서 멋대로 남의 책장을 뒤적거린 것만 해도 이미 도가 지나친 행동이라 굳이 더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어쩌면 정말 기묘한 우연일 수도. 의자로 돌아간 강서우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른 것을 찾던 중 선반에 놓인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빛의 도자기], 도자기에 관심 있었어요?” 이 책에는 박물관에 소장된 진품부터 민간에 떠도는 유명하지 않은 도자기들까지 담겨 있어 강서우가 무척 좋아했다. 특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누구도 옛 도자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기에 이 책에 담긴 글귀가 한동안 그녀에게 위안이 되어주었다. 이세빈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깨지기 쉬운 도자기지만 문명과 역사를 담고 있어요. 모든 복잡한 패턴에 한 시대의 발자취가 담겨 있다는 사실만 봐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래서 이런 유물의 가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요... 그쪽도 청화백자를 좋아하네요? 저도 이 책을 받았을 때 이걸 펼쳐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나중에는 이 도자기를 보기 위해 박물관까지 다녀왔죠.” 도자기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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