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이제 막 차에 타자마자 이세빈한테서 연락이 왔다.
“지금 집에 있어? 문 비서한테 고양이 사료를 좀 가져다주라고 하려고.”
“고양이 사료요?”
‘어디서 구해온 고양이 사료인 거지?’
강서우는 회사에 급히 가봐야 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이세빈도 엔진소리를 듣고 말했다.
“문 비서 친구가 딱히 둘 곳도 없고 필요 없다고 해서. 서우 씨 집에 마침 고양이 있잖아. 그래서 가져오라고 했지. 무슨 급한 일 있어?”
이세빈은 사료의 출처를 말하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빨리 운전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엔진소리를 듣고 내가 급한 걸 알았다고?’
강서우는 창문을 닫고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급한 일이 있는 건 맞는데 사료는 일단 집 앞에 놔두세요. 이따 집에 돌아가면 가져갈게요. 고마워요.”
“고맙긴.”
이세빈은 대답이 짤막하긴 해도 내내 전화를 끊지 않았다. 강서우가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이세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영미 그룹 때문에 그래?”
마침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던 강서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대기업 현황은 숨길 수가 없거든.”
“별일 아니에요. 지금 가서 바로 처리하려고요.”
강서우는 서경시에 대기업도 많고 직무 변경도 잦은데 이세빈이 하필 자기 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 몰랐다.
이세빈은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영미 그룹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강서우가 거칠게 운전하는 모습에 더욱더 걱정이었다.
“문 비서더러 도와주라고 할게.”
“그런데 고양이 사료를 갖다주라고 하지 않았어요?”
“회사 일이 더 중요해.”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초조하고 불안해하던 강서우는 그의 말에 다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매번 이세빈의 도움만 받으면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는 것 같았다.
강서우가 거절하기도 전에 이세빈은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
“거절할 기회도 안 주네...”
강서우는 원망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믿음직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안심될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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