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화장실 앞에서 알렉스는 바락바락 화를 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힐끔힐끔 눈길을 주기 바빴다. 여하간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건 인간의 천성이었을 뿐 아니라 알렉스의 말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강시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알렉스와 만날 때 그의 표정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
“넌 유나 씨를 배신한 거야. 아무리 곁을 떠났다고 해도 죽을 때까지 유나 씨만 사랑해야 하는 거잖아. 너희 성국인들은 의리가 넘치잖아. 그런데 넌 왜...”
“그 입 좀 다물어.”
강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15년이나 지났지만 알렉스의 성국어 실력은 여전히 늘지 않았다. 발음이 엉망이었다.
“이건 나랑 내 와이프 일이야. 너랑 무슨 상관이 있지?”
“유나 씨는 널 위해 아이를 셋이나 낳아줬어. 유나 씨는!”
“그동안 도하 만나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강시후는 알렉스의 말허리를 잘라버렸다. 알렉스에게 설명해줄 생각도 없었고 그의 동정을 사거나 다시 임유나에게 들러붙는 것도 원치 않았다. 게다가 임유나가 2층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는 알렉스와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바로 아들을 팔았다.
“도하도 경매에 왔어. 1층에 있으니까 가서 봐.”
강도하가 3살이었을 때 알렉스는 딱 한 번 본 적 있었다. 강도하의 신아버지가 되겠다고 말했지만 강시후가 거절했다.
그동안 알렉스는 틈이 날 때마다 강시후에게 강도하의 안부를 물었지만 강시후는 매번 그의 메일을 무시했다.
이목구비가 임유나와 똑 닮은 아이를 떠올리니 알렉스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강도하는 임유나가 낳은 아이였기 때문이다.
두어 마디 더 물어보려고 했지만 강시후는 이미 자리를 옮긴 후였다. 알렉스는 그를 따라갈 마음이 없었다. 지금 그의 신경은 온통 강도하에게 가 있었으니 말이다.
가끔 꿈에서 임유나와 똑 닮은 강도하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강도하에게 향하려던 알렉스는 비서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비서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유창한 외국어로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얼른 그의 처리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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