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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안 나가시면 경찰 부를 거예요! 이건 불법 침입이에요!” 강로이의 위협에도 경호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신고하세요.” “...” 강로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물론 신고할 수도 없었다. 자칫 소문이라도 나면 그녀가 가출한 사실이 동네방네에 퍼져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테니까. “이분들도 그냥 자기 일하시는 거잖아.” 결국 한규진이 달래고 나서야 강로이는 마지못해 물러났다. 내쫓을 수 없다면 차라리 이용하자는 생각으로 강로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럼, 병원까지 태워 주세요!” 누가 강씨 가문의 딸이 남의 차를 얻어 타게 될 날이 올 줄 알았겠는가. 서둘러 나오느라 휴대폰을 방에 두고 온 강로이는 민지원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놓쳤고 이후에 도착한 메시지도 당연히 보지 못했다. 강로이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민지원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침에 강씨 가문에서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줄곧 불안감이 가시질 않았다. ‘강 대표님이 왜 갑자기 여길 오시지?’ 혹시 친분을 쌓으려고 오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도 싶었지만 지금껏 그녀가 강로이의 의자매 행세를 하며 강씨 가문에 기대를 걸어도 강시후는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가끔 비즈니스에서 박씨 가문을 만나면 강로이와의 관계 덕분인지 너그러이 봐줄 때도 있었으나 사적으로는 거의 엮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박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가까운 사이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박씨 가문의 맏며느리인 민지원은 누구보다도 그 관계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박씨 가문이 진정 가까이 지내고 있는 건 강씨 가문이 아니라 오로지 강로이 한 사람뿐이었다. 만일 다른 날에 강시후가 찾아왔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만 하필 강로이에게 2억 원을 빌려준 바로 다음 날이었다. 민지원의 처음 계획은 이 돈을 강시후의 새 연인 앞에서 은근슬쩍 언급해 친분을 쌓거나 인심을 얻으려는 거였다. 어떻게든 말하기 나름으로 이래저래 유리하게 상황을 풀어갈 작정이었다. 그런데 강시후 본인이 직접 찾아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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