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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장

천일그룹의 최상층 회장 사무실 안. 하현은 지금 슬기와 일을 상의하고 있다. 당인준은 더할 나위 없이 조용히 이곳으로 와서 하씨 가문이 할머니 백세 생신에 자신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늙은이는 몇 년 전부터 강남 군단을 완전히 장악하고 싶어 했어……” “이번에 네가 가는 것은 할머니에게 있어서 아주 큰 의미가 있어. 보아하니 당 군단장이 이번 생신 잔치에 가장 귀한 손님이 될 거 같아!” 하현이 비웃는 듯이 말했다. 슬기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 군단장님이 강남 군단에 여러 해 동안 계시면서 일절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참석하시니 아마 하씨 집안은 체면이 많이 섰을 겁니다……” 당인준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 슬기 아가씨, 농담하지 마세요.” 이 말을 마치고 당인준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또 연경군단에 있는 제 전우에게 방금 메시지가 왔는데요.” “하씨 가문 쪽에서 연경의 최고 의학 전문가 십여 명을 초빙해서 하경원의 병을 치료해 주려고 오늘 밤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오늘 밤 언제?” 하현이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였다. “오늘 밤 12시쯤 도착할 겁니다. 이 전문가들의 신분은 아주 특별해요.” “다 연경의 대 가문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예요……” 당인준은 대충 하현의 마음을 짐작하고 지금 한 마디 상기를 시켜 주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 강한 용이라도 토박이 뱀은 누를 수가 없어. 연경 사람들은 우리 강남에서 날 뛸 수가 없어.” “목숨을 해치지 말고 며칠간 즐기다가 다시 돌아가게 하면 돼……” 하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하씨 가문이 하경원을 치료하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경원 때문에 이미 그의 최대 한계치가 건드려졌기 때문이다. …… 남원 공항, 국내에서 가장 큰 국제공항 중 하나로 이곳은 매우 번화하다. 그런데 오늘 밤 개인 구역 통로 앞에 더 없이 조용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도착했다. 선두에는 단연 롤스로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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