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4장
하구봉이 이렇게 고집하자 강옥연도 더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하현의 명령은 여수혁을 잡아오라는 것이었다.
이런 사소한 일에 많은 인력을 동원한다면 하현이 그들의 능력을 의심할지도 모른다.
그들 일행 다섯 명은 2층 룸에 앉았다.
룸은 큰 편이 아니지만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고 창가 자리에서는 아래층 댄스 플로어를 볼 수 있어서 술집 전경이 대충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 앉아 좋은 술을 맛보고 미녀들의 몸을 끈적한 눈으로 감상하고 있노라면 누구나 황제가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손님, 뭘로 주문해 드릴까요?”
하구봉과 강옥연 일행이 자리에 앉자마자 간호사 복장을 한 종업원이 요염한 몸놀림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복장 아래 아찔한 그물 스타킹 사이사이로 보이는 늘씬한 각선미가 보는 이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들었다.
“만약 내가 드래곤 세트를 주문한다면 오늘 밤 나와 놀아줄 수 있어?”
하구봉은 흑심을 가득 품은 눈빛으로 종업원의 허벅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오른손을 내밀며 스스럼없이 종업원의 허벅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물론이죠!”
“하지만 나와 하룻밤 보내려면 최소 두 세트는 주문해야 해요!”
“두 세트? 세 세트로 하지!”
“오늘 퇴근하고 나면 나랑 2박 3일은 놀아줘야 해, 알았지?”
하구봉은 통 큰 사람처럼 흔쾌히 손을 흔들며 다리를 꼰 뒤 일부러 강옥연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참, 한 가지 더.”
“내 여동생이 내가 힘이 좀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아서 말이야!”
“내가 어느 술집을 가든 사장이 와서 나랑 술잔을 기울인다고 했는데 잘 안 믿는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내가 세 세트 주문하면 사장이 와서 나랑 건배해 줄 수 있을까? 내 체면 좀 세워 줘!”
말을 하면서 하구봉은 알록달록한 지폐 뭉치를 꺼내 종업원의 옷에 쑤셔 넣었다.
이 모습을 본 강옥연의 미간이 차갑게 굳었지만 하구봉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는 거란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도 잠자코 있었다.
“고마워요, 사장님!”
종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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