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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6장 단서를 얻다

진희원은 천천히 엄재신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말 한마디 없이 은침을 날리자 엄재신은 힘을 잃고 쓰러졌다. 상회 구성원들은 서둘러 엄재신을 부축하면서 악랄한 눈빛으로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우리 회장님께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진희원은 손을 털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그냥 조금 조용해지게 한 것뿐이죠.” 그녀는 엄재신을 바라보았다.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나라서요. 이젠 예전처럼 활개 치는 건 어려울 거예요. 그리고 내가 이 농산물 시장을 인수하려는 건 이곳이 위험해서예요. 난 국민을 위해서 움직이는 거고, 당신 같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죠.” 이때 상회 구성원 사이에서 도포를 입은 천사 한 명이 걸어 나왔다. 그는 40대로 보였고 손에 먼지떨이 같은 걸 들고 있었다. 그가 걸어 나오자 상회 구성원들은 그를 위해 길을 터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더욱 자신만만한 표정을 해 보이면서 천천히 엄재신 곁으로 걸어가서 먼지떨이를 툭 쳤고, 그러자 은침들이 엄재신의 혈 자리에서 뽑아졌다. 곧이어 그는 진희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남의 혈 자리를 찌르는 건 타당치 않은 것 같은데요.” 진희원은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단번에 그의 출신을 알아냈다. 틀림없이 중양대사의 제자나 손제자일 것이다. 중양대사의 체면을 생각해 그녀는 더 손을 쓰지 않고 덤덤히 말했다. “난 보통 손을 쓰지 않아요. 내가 손을 썼다는 건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의미하죠.” 엄재신을 그 말을 듣고 더욱 화가 났다. 그는 회복하자마자 옆에 있는 사람들을 시켜 진희원을 공격할 생각이었는데 천사가 나서서 그를 말렸다. 천사는 진희원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전 용호산의 도일입니다. 유명한 명경대사의 제자죠. 조금 전 이곳이 위험하다고 했는데 정말 황당한 얘기군요.” “이곳은 삼보의 중앙인 곳으로 아주 귀한 곳이에요. 남북이 통하고 도시의 기운 또한 좋아 누가 봐도 보물 같은 땅인데 당신의 말처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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