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호기심 많은 룸메들을 겨우 진정시키고 이제 눈 좀 붙이려고 하는데 별안간 메시지 음이 울렸다.
휴대폰 화면을 보니 한건우한테서 온 메시지였다.
[누나, 오늘 일 정말 죄송해요. 언제 시간 되시면 밥 살게요, 제가.]
이때 오서윤이 그녀의 어깨에 턱을 괴고 메시지를 읽었다.
“그것 봐, 밥 산대잖아. 쟤 집안 형편도 별로라던데 이거 백퍼 너 좋아하는 거야!”
한건우가 집안 형편이 별로라는 말에 정서아는 무심코 미간을 구겼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의 집안에 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정서아는 이 남자가 엄청 잘 살 거란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정작 못 산다고 하니 그녀도 그제야 한건우란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한건우는 작년에 수능 성적이 어마어마했지만, 분명 더 나은 대학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부모님을 위해 본 지방의 아현대를 택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한때 장안의 화제였다.
누군가는 그의 효심을 칭찬했고 또 누군가는 그의 부모님이 아들에게 짐 덩어리만 됐다고 한탄했다. 어쨌거나 더 나은 대학에 가면 전망이 훨씬 좋을 테니까.
그럼에도 한건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본인 실력으로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대학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그의 평상시 성적, 그리고 집안 배경까지 전부 주목받게 되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한씨 가문의 모든 수입 래원은 아들 한건우에게 의지해야만 했다.
정서아는 룸메들을 제쳐두고 얼른 침대에 누운 후 진지하게 답장을 보냈다.
[진짜 괜찮아. 이제 곧 기말인데 열심히 공부해. 네 실력으로 장학금 타는 건 문제 없을 거야!]
그녀는 나름대로 완곡하게 거절했다.
고작 죽 한 그릇 때문에 평상시에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애에게 밥까지 얻어먹기가 너무 미안했던 것이다.
정서아는 잠시 더 고민했지만 한건우의 연락처를 지우진 않았다.
그가 대놓고 고백한 것도 아닌데 섣불리 연락처를 삭제하는 건 안 좋을 듯싶었다.
그날 이후로 둘은 점점 연락이 잦아졌고 사이가 부쩍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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