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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장

순간 병실에는 침묵이 흘렀고 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두 모녀 사이의 일을 추측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이건 완벽한 진라희의 문제였다. 선은 선을 낳고, 악은 악을 낳는 것이 이 세상 도리가 아닌가?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저런 독한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진라희는 심지어 자기 대신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야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범도 제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던데, 이러니 그녀가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게 바로 당신의 진짜 생각이었군.” 서하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진라희는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곧 허둥대며 말했다. “그... 그게... 나 그런 뜻이 아니야. 난 네 엄마야. 그러니 넌 책임을 피할 수 없어. 이제 수환이랑 수호는 날 돌볼 수 없어. 돈이 없어 간병인도 쓰지 못하는 처지라고. 하지만 넌 할 수 있잖아. 넌 돈도 많으니 나한테 도우미 몇 명 붙이는 건 문제도 아니잖아. 난 너한테 생명을 준 엄마야. 콜록콜록... 강서진은 널 키워줬을 뿐 낳은 게 아니야. 그런데 왜 강서진에겐 극진히 대하면서 나한텐 안 그러는 거야?” 서하윤은 더는 진라희의 헛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바로 발을 들어 병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가 병실 문 앞에 거의 다 왔을 때, 갑자기 누군가 병실 문을 발로 걷어찼다. 임수환과 임수호 형제였다. 두 사람은 흉악한 표정으로 서하윤을 노려봤다. “너 오늘 여기서 못 나가. 네가 져야 할 책임은 져야지! 엄마 말이 맞아. 차가 올 때 넌 엄마를 밀치고 차에 말려들어 가야 했어. 장애인이 돼야 했을 사람은 너였다고!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거야!” 임수호는 얼굴이 시뻘게진 채 서하윤을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그들은 병실 밖에서 두 여자의 대화를 계속 듣고 있었다. 하지만 서하윤은 책임을 떠안기는커녕, 매정하게 떠나려고 했다. 이건 그들이 바라던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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