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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장

“너도 참.” 강현석은 어쩔 수 없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미정이 식사 준비를 마치고 나왔을 때, 두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두 사람을 불렀다. “밥부터 먹어요, 여보. 은별아, 밥 먹자.” 그들 부부는 근년에 하루에 단 두 끼만 먹고 저녁은 먹지 않았다. 하여 보통 오후 2시쯤이라야 식사를 하곤 했다. 마침 강은별도 병원에서 음식을 한 입밖에 먹지 못했던 터였다. 세 사람은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식사 도중, 김미정은 강현석에게 본론을 얘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강은별은 그 신호를 보지 못한 척했다. 식탁 위의 음식이 거의 다 비어갈 때,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 “은별아, 넌 총명한 아이니까 엄마가 널 부른 이유는 대충 알겠지?” “네, 알아요.” 강은별은 고개를 끄덕이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딸의 상처를 잘 알고 있는 김미정은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 얼마나 아플까? “아빠는 그냥 네가 정말 결정 내렸는지 확인하고 싶은 거야. 경훈이 그 아이는 어릴 때부터 우리가 보아왔고 정말 착한 아이야. 비록 받아들이기 힘든 실수를 저질렀지만 경훈이 본의는 아니잖아. 은별아, 넌 이미 컸으니 너만의 생각이 있을 거야.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네 생각을 존중하고 두 사람의 이혼을 지지해야 하지만...” 강현석은 잠시 멈칫하다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우리 나이가 되면 알게 돼 있어. 젊었을 때는 충동적으로 실수할 때가 있다는 걸 말이야. 엄마 아빠는 나중에라도 네가 후회할까 봐 그게 걱정이야.” 강현석이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로서 제일 원치 않는 것이 바로 딸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딸에게 하루아침에 성장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운명은 참 무정하다. 어찌 곽경훈에게 그런 일이 생겼을까? 강은별뿐만 아니라 곽경훈 역시 아플 것이다. 그의 눈에 곽경훈은 마치 아들이나 다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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