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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할머니는 요 2년간 즐겨보는 것은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 연프였다. 가짜처럼 행동하는 것일수록 더 즐겨봤다. 서하윤은 할머니와 잘 지내고 있었고 화목해 보였다. 차은우는 지극히 할머니를 모시고 할머니와 함께 예능프로그램의 남녀 이야기를 나누는 서하윤을 바라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한참 동안 옆에 서 있었는데 누구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금주 할머니가 차은우를 발견하고 눈섭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너 언제 돌아왔어? 소리도 없이 사람 놀래키게.” 서하윤은 차은우를 보더니 얼굴에 웃음은 사라졌고 예의 있게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들어왔어요.” 차은우는 책을 넘기는 것보다도 빨리 표정이 바뀌는 서하윤을 보며, 방금까지 함께 웃고 있는 달콤한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문득 자기가 무언가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을 놓쳤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너 오늘 하윤이랑 혼인신고를 했는데 왜 이렇게 늦게까지 일해? 회사에 그리 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너를 이리 늦게까지 바쁘게 만들다니, 회사 사람들 한 번 바꿔도 되겠다! 빨리 하윤이랑 힐리우스에 돌아가. 하윤이한테 잘 해야 한다, 알겠지?” 금주 할머니는 차은우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렸다. 어릴 적에 그리 귀엽고 말도 이쁘게 하는 손자가 어찌 크면서 밉살스럽게 변했는지? 하나도 안 귀여워. 역시 하윤이가 예뻐! 하윤이는 자기와 같이 연프도 볼 수 있고 커플에 대해 수다도 떨 수 있고! 차은우는 네 하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금주 할머니는 또 다시 째려보았다. “하윤이를 데려온 건 네가 몇 대를 걸쳐서 쌓은 덕에 가능한 거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차은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서하윤이 도대체 할머니를 어떻게 홀렸는지 알기 싶었다. “할머니, 제가 방금 전에 발을 담그는 약재를 잘 배합해 놓았어요. 주무시기 전에 꼭 담그세요.” 서하윤은 금주 할머니가 티비를 보다가 발 담그는 것을 잊혀질까 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금주 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하윤이가 뭐라고 하든 나는 들어야자. 지금 바로 담글게.” 차은우는. “...” ... 돌아오는 길은 차가 막히지 않아서 반 시간만에 힐리우스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오는 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집에 들어오자, 차은우는 문앞에 있는 작은 캐리어를 발견했다. 이렇게 작은 캐리어를? 캐리어 위에는 물건이 놓인 물건은 모양으로 보아 둘둘 만 그림 같았고 고풍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2층에 방이 4개 있어요. 제가 그중에 하나를 쓸 테니 하윤 씨도 하나를 고르세요.” 차은우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서하윤을 향해 말했다. 비록 그들은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으로는 부부이기는 하나, 3년 동안 그는 그녀를 다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오늘 혼인신고를 마치고 장실장한테 그녀가 한 일에 대해 보고받은 후, 그는 그녀가 마음가짐이 순수하지 못하다고 느꼈다. 서하윤은 알겠다고 하고 슬리퍼를 갈아 신었다. 그리고 캐리어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차은우는 그녀의 뒤에서 그중 하나의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긴 내 방이야.” “네.” 서하윤은 안쪽으로 들어가 차은우의 방과 한 칸 떨어져 있는 방을 선택했다. 그녀는 차은우가 자기와 엮이고 싶어 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리를 가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녀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차은우는 그녀가 자기에 대한 태도에 차갑고 거리감을 느껴 조금 의아했다. “시간 늦었으니 저 먼저 쉬러 갈게요. 차은우 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서하윤은 방으로 들어가기 전 차은우에게 말했다. 그러고 나서 차은우는 문 닫는 소리를 들었다. 차은우는 눈섭을 치켜올리고 정신을 차리더니, 오늘 그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진 것 같았다. 그녀가 할머니를 기쁘게 하면 그녀의 존재가 의미가 있다. 그 외의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한 시간 뒤, 서하윤은 캐리어 속의 물건을 꺼내 정리하고 나서 샤워하러 갔다.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었다. 무음모드로 되어있는 휴대폰에 99+의 부재중 전화가 걸려 왔고 카톡에도 읽지 않은 메시지로 도배를 했다. 환생하고 나서부터 차은우와 초고속 결혼, 금주 할머니를 만나는 것에 이르기까지 침대 위에 누워있는 그녀는 약간 비현실적인 환각 같은 느낌을 들었다. 맨 위에 있는 것은 강민준이었다. 아직도 그녀에게 카톡을 보내고 있다. 그다음은 진라희, 임진택, 임수아이었다. 그녀는 그들 아래의 금주 할머니가 보낸 카톡을 열었다. 금주 할머니는 그녀에게 발을 담그는 사진 한 장과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녀는 음성 메시지를 열었다. “하윤아, 할머니 말 잘 듣고 발 담궜다. 너무 편해. 피곤하니까 먼저 잘 테니, 하윤이 답장 안 해도 돼. 맞다, 차은우가 너를 괴롭히면 할머니한테 일러, 할머니가 혼내 줄게!” 서하윤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어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저녁 인사를 대표하는 이모티콘을 할머니에게 보냈다. 그러고 나서 강민준의 카톡을 열었다. 연이어 오는 음성 메시지들이 하나씩 펼쳐지고 있다. 고등학교부터 지금까지 그는 그녀를 잘 알고 있다. 보낸 이모티콘에는 각종 억울함, 안아줘 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며, 문자도 역시 그러했다. [불쌍한 우리 자기,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자기를 화나게 했으니 내 잘못이야. 자기 그러지 말고 나 좀 불쌍히 여겨 줘, 나랑 말 좀 하자. 자기야.] 그녀는 자기가 듣다가 구역질이 날까 봐 음성 메시지를 한 개도 열지 않았다. 채팅방에서 나오고 진라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열어 보려고 할 때, 강민준이 또다시 전화했다. 전화를 받았다. “하윤아, 왜 하루 종일 나를 외면해? 네가 헤어지자고 한 이후부터 정신이 없어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나 당신 없으면 안 돼. 너 혹시 나한테 화났어? 내가 아버님 어머님께 사과하라고 해서? 하윤아, 난 자기를 위해서 그런 거야. 네가 이제 아버님 어머님 곁으로 돌아왔는데 가족이랑 잘 지내야지...” 서하윤은 전생을 돌이켰다. 그녀가 줄곧 임진택 그들의 비위를 맞춘 것에 집착을 하게 된 것도 강민준의 영향이 컸다. 그녀는 냉소를 지었다. “강민준.” “왜 자기야? 역시 자기는 내가 상처받는 거 원치 않는 거 알고 있어 ” 휴대폰 너머로 강민준은 휴대폰들 들고 눈섭을 치켜올리고 조금 의기양양했다. 그보다 서하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는 서하윤을 완전히 자기의 것으로 생각한다 “세상에 배울 것이 많은데, 너는 하필이면 천박하게 구는 것을 배우냐! 경찰이 너네 회사에가서 차 한잔 하자고 하는 거 원치 않으면, 10분 내로 내 빚 2천만원 갚아.” 서하윤은 싸늘하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며칠 전, 강민준이 집에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녀는 묻지고 따지지도 않고 양어머니가 몇 년간 준 돈과 대학 시절 모든 돈을 합해서 2천만원을 그에게 이체했었다. 이 돈은 원래 양어머니에게 보낼려고 한 것이었다. 나중에 마비되어 침대에 눕게 된 후, 그가 그 돈으로 임수아한테 옷과 화장품을 사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연놈, 죽을 때까지 딱 붙어버리면 좋겠다. 하지만 그녀의 돈은 강민준이 반드시 갚아야 한다. 강민준은 끊어버린 전화를 보고 잘생긴 얼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하윤 미친 거야? 자기보고 돈 갚으라고? 그는 이미 내일 토요일에 임수아랑 같이 쇼핑하러 간다고 약속을 했다. 2천만원도 부족할 수 있다. 그동안 그가 너무 그녀를 너그럽게 대해줬는가? 그녀가 자기한테 쉽게 헤어지자고 말할 수 있게끔 착각하게 되고, 설마 자기가 정말로 그녀에게 푹 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이틀 멀다하고 그녀는 주동적으로 그에게 사과할거고 그때 가서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들어줄 거니까. 그는 즉시 임수아의 카톡을 열었다. “수아야, 내일 점심 12시 잊지 마. NK프라자1번 출구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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