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0장
“이거 며칠 전에 마트에서 샀지. 이거 요즘 엄청 유명한 신제품이야. 어릴 때 기차 타고 세명시로 올 때는 항상 컵라면을 준비해 갔거든. 기차가 느릿느릿 세명시로 향하는 동안 나랑 오빠들은 라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었어.”
서하윤은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차은우와 집안일에 대한 잡담을 나누었다.
차은우는 옆에 기대어 여유롭고 느긋하게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난 컵라면 먹어본 적 없어.”
“은우 씨... 기차 안 타봤어?”
“응.”
처음에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은우의 집안 배경을 생각하니 곧 이해가 되었다. 그는 재벌가 자제라 늘 전용기나 비행기를 타고 다녔을 것이다.
“나중에 기회 되면 같이 한 번 타자. 기차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해.”
서하윤이 웃으며 말했다.
마침 물이 끓기 시작했고 서하윤은 끓는 물을 천천히 라면 컵에 따르기 시작했다.
곧 라면 냄새가 주방을 가득 채웠고 서하윤은 활짝 웃으며 차은우를 바라봤는데 그 순간 그녀의 눈은 반달처럼 밝게 빛났다.
“냄새 너무 좋지?”
차은우는 도무지 서하윤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는 목젖을 굴리며 말했다.
“좋아.”
평소에는 다중 첨가제 냄새가 나는 이런 냄새를 맡으면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겠지만 지금은 이 냄새가 마음속 깊은 곳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깊은 밤은 사람의 생각을 천천히 흘러가게 하지만, 때로는 묘하게 생동감을 주기도 한다.
라면의 향기, 그리고 더 좋은 건 서하윤의 향기였다.
차은우는 갑자기 라면이 땡기지 않았고 대신 서하윤을 빨리 침대로 데려가고 싶었다.
“몇 분 기다려야 해.”
서하윤은 시간을 한 번 보고 말했다.
차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내렸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서하윤은 갑자기 오늘의 라면에 아주 중요한 한 가지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어 즉시 찬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시지 몇 개를 찾아냈다.
소시지는 컵라면의 완벽한 파트너다.
몇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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