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0장

“회장님은 사모님에게 너무 무심해 보입니다. 그러니 사모님은 아마 회장님이 자기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느끼실 겁니다. 여자란 잘 달래줘야 하는 법이죠. 제 아내도 제가 퇴근하면서 먹거리라도 들고 가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그러니 회장님도 사모님한테 조금 따뜻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는 그 말들이 차은우의 마음에 박히길 바랐다. 차은우는 미묘하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먹거리를 가져다줬을 뿐인데 그렇게 좋아한다고?” “회장님, 가장 중요한 건 따뜻한 말을 몇 마디 해주는 겁니다.” 기사가 진지하게 말했다. 중요한 건 역시 따뜻함이다. 차은우는 품에 안긴 여자를 내려다보며 기사의 말을 곱씹어보았다. 기사는 차은우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고 문득 자기가 주제가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차은우 역시 이런 건 다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럼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회장님.” 기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차은우는 그를 힐끔 보며 짧게 대답했다. “그래.” 차은우는 서하윤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에도 서하윤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고분고분했다. 차은우는 속으로 꾹 눌러두었던 불만이 반쯤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말 잘 들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이 여자는 정말이지 참 손이 많이 가는 여자다. 술을 이 정도로 마시다니. 비록 속으로는 투덜댔지만 그녀의 규칙적인 숨소리에 차은우의 차가운 눈매도 점차 풀어졌다. ㅡㅡ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서하윤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힐리우스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보고 그녀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분명 강은별의 집에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거지? “깼어?” 옆에서 차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하윤은 곧장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돌아왔어?” 차은우는 일어나 앉았다. 그는 상체를 드러낸 채 태연하게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어젯밤 일은 다 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