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하윤은 말을 마치고 바로 끊었다. 상처 입은 마음은 원래 하윤준의 말 때문에 그들이 아직 구제불능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더니..... 너무 많이 생각했다. 차은우가 계단을 내려갈 때 마침 그녀가 전화하는 것을 들었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었다. 전화를 끊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상처 입은 어린고양이처럼 불쌍하게 혼자 상처를 핥고 있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깊어졌고, 마음속에는 뭔가 건드린 것 같았다. 그도 혼자서 상처를 핥은 적이 있다. 계단 내려가는 소리가 하윤을 놀라게 했다. 하윤은 고개를 들어 차은우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한과 아픔이 그대로 차은우의 검은 눈동자에 묻혔다. 차은우가 멍해지다. 얘가.... 하윤은 자신이 추태를 부렸다는 것을 깨닫고 즉시 눈을 내리깔았다. 킨 다리로 걸어온 차은우가 슬럼프를 눈치채고 "어젯밤 당신이 준 차는 정말 맛있었어요.” 차를 마시고 시간 뒨 침울한 마음이 거의 가라앉고 어느새 잠이 든다. 하윤은 당황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쓸모가 있으면 됐어, 없으면 내가 더 줄게,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당황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가방을 움켜쥐고 차은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문 앞으로 달려가 신발을 갈아입고 문을 밀고 나갔다. 차은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테이블 위에 있던 하윤이 미처 버리지 못한 요구르트 케이스를 바라보았다. 별일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 영양가 있는 아침식사를 직접 만든다. 방금 사슴처럼 상처 입은 고운 눈이 다시 그의 눈앞에 나타났는데, 그의 온몸의 숨결은 냉엄하기 그지없었다. 방금 장실장이 그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 그녀가 SNS에서 임씨 집안을 반격하지 않은 것은 증거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SNS가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그녀의 길을 막고, 그리고 나서 친어머니는 그녀에게 냉담하게 대했고, 진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녀를 억울하게 했다...... 차은우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몇 번 두드려서 장특조에게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