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4장

서하준에게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내던 서하윤은 차은우를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그녀는 대꾸하지 않았다. 어떻게 복수하라고? 그녀의 손은 그보다 빠르지 않고 힘 차이도 상당했다. 결국 그녀는 오늘 하루 그를 무시하기로 다짐했다. 몸에 남은 흔적이 사라지면 그때 가서 그를 용서할지 말지 다시 생각해 볼 것이다. 차은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젯밤에 자제력을 잃고 그녀를 힘들게 했던 건 사실이니까. 아마도... 침대 위에서 그를 이토록 통제 불능으로 만든 여자는 오직 그녀뿐일 것이다. 그의 잘못이 분명하니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그녀를 달래야 한다. ㅡㅡ 서하준의 아침은 간단했다. 사실 지금은 이미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우유와 계란 프라이, 그리고 몇 조각의 토스트. 그는 몇 입 만에 다 먹어 치웠다. 마음속에는 걱정이 가득해 거의 식욕이 없었다. 심은아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창밖을 멍하니 쳐다봤다. 서하준이 아무리 다정하게 그녀를 달래고 약속까지 했어도 심은아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많은 말을 마음속에서 수없이 되뇌었다. 곧 서하준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가 그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먹었어. 그러니 천천히 말해.” 서하준이 소파로 다가와 그녀 옆에 앉았다. 아마 장남으로 자라서 그런지 그는 쉽게 누군가에게 의지와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었다. 심은아 또한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서하준과 함께 있으면서 한결 차분해졌다. 아마 이것이 서하준이 주는 안정감일 것이다. 심은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심은아의 세세한 설명에 서하준의 안색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서하준은 심은아의 전화를 받은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지만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심은아는 서하준의 표정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역시나 서하준은 침착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차분하고 냉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