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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전화를 받았다. “차은우 씨.” “저녁에 할머니가 보자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차은우의 조금 차가운 말투가 휴대폰으로부터 들려왔다. 서하윤이 대답하려고 하자 택시는 이미 힐리우스(개인 별장)에 도착했다. “나 지금 힐리우스에 도착했어요. 마침 저도 금주 할머니 뵙고 싶었어요.” 그녀는 금주 할머니를 위해 차은우와 결혼했으니, 지금 할머니께서 자기를 보고 싶다고 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다 내려놓을 것이다. 전화가 몇 초간 잠잠해 지더니 다시금 차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면 장실장이 데리러 갈 거예요.” “네,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그녀는 별장으로 들어갔다. 휴대폰에는 차은우가 보내 각종 도어락 비밀번호 등의 메시지가 들어있어서 그녀는 순조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슬리퍼로 갈아신자, 카톡 음성 메시지가 울려 퍼졌고, 넓은 저택 안에서의 벨소리는 유난히 귀를 찔렀다. 휴대폰을 꺼내자 뜻밖에도 진라희이었다. 그녀는 입가에 희미한 냉소를 머금고 수신 거부를 눌렀다. 저녁에 금주 할머니를 만나야 해서 이런 인간쓰레기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 진라희는 거부당한 음성 메시지를 보더니 정성껏 관리하던 얼굴이 순식간 어두웠다. “여보, 하윤아가 음성 통화를 거절하다니!” 품위가 유아한 임진택은 진라희의 말을 듣자 노여움이 순간 그의 얼굴에 나타났다. “무슨 음성 통화를 보내? 그냥 밖에서 지내라고 해. 졸업하고 3개월이나 지났는데 일자리도 안 찾고 수입도 없는 주제에, 당신도 돈 주지 마. 며칠이나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봐!” “당신 말이 맞아요, 어쨌든 우리 옆에서 자란 게 아니니 정이 두텁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니, 역시 우리 수아가 어른스러워.” 진라희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임수아가 마음에 들었다. “이미 카드를 정지시켰으니 신경 쓰지 마. 얼마 안 지나면 자기가 알아서 돌아올 거야.” “돌아오면, 제가 이번엔 꼭 제대로 가르칠 거예요.” ... 차씨 가문 본가에서. 마이바흐 미니벤 한 대가 어둠을 뚫고 차씨 가문의 본가 앞에 세웠다. 서하윤은 차에서 내리고 장실장을 향해 감사를 전했다. 장실장은 좀 의외했다. 힐리우스에서 본가 저택까지 가는 길에 서하윤은 한 번도 회장님의 행방에 관해 물은 적이 없었다. 원칙대로 라면 두 사람은 오후에 혼인신고를 했으면 회장님께서 무슨 일을 하는지를 매우 궁금해하지 않을까? 세명시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회장님한테 시집가고 싶어 하는데, 그가 보기에 서하윤은 여사님의 영향력을 이용해서 회장님을 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서하윤이 회장님의 행방에 관해서 물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서하윤은 마중 나온 집사를 따라 저택 안으로 향했다. 장실장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몹시 의아하였다. 그가 돌아서려고 하자 서하윤이 그를 불러 세웠다. “장실장님.” 장실장은 멈췄다. 봐라, 참지 못하고 물어보려고 한다! “장실장님의 옥패는 조상님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는 것이에요 아니면 선물 받은 것이에요?” 서하윤은 장실장의 목에 걸린 화전옥(옥의 종류) 옥패를 보며 눈가에 빛이 비껴나갔다. 장실장은 어리둥절하면서 고개 숙여 자기가 착용하고 있는 옥패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이 선물한 것입니다. 마음에 들어서 요즘 자주 착용하고 있습니다. 명나라의 물건이라고 합니다.” 서하윤은 담담하게 웃었다. 장실자이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 날이 아직 어둡지 않아서 그녀는 욕패를 자세하게 보았다. 그 위의 산수화 그림은 오문화파 심주의 특징을 모방한 것으로 다소 고아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금주 할머니에게 은혜를 갚기로 하고 차은우와 결혼까지 한 이상, 합의 기간 동안 그녀는 차은우가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연루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그녀의 시선은 옥패 위의 한곳에 머물렀다. 그곳에는 한 줄기의 피가 스며들어 어두운색을 띠고 있었다. “확실히 명나라 때의 옥패이네요.”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좋은 물건은 아니었다. “첫눈에 보자마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임하윤 씨께서이런것을 볼 줄 아십니다?” 장실장은 옥패를 만지작거렸다. 옥의 재질은 정말로 좋았다. 살결이 곱고 윤택하고 부드러웠다. “네, 많이 알지는 않아요.”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물한 사람이 이 옥패는 명나라 때의 화가께서 직접 설계한 산수화를 바탕으로 대가에 의해 조각됐다고 절대적으로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했습니다.” “외람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장실장님의 이 옥패 아마도 죽은 사람의 몸에서 빼앗은 것 같아요. 착용하고 있는 사람과 그 주위의 사람들에게 재난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장실장님 몸에 착용한 지는 열흘도 되지 않았겠죠?” 서하윤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장실장이 그녀의 말에 놀라게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장실장이 금주 할머니를 자주 만나고 할머니께서는 지금 건강이 좋지 않으니 더 자주 병이 재발할 수 있다. 장실장은 화들짝 놀랐다. “죽은 사람 몸에서 빼앗은 거라고요?” 옥패를 만지고 있는 손이 급격하게 떨렸다. “임하윤 씨는 어떻게 알아본 것입니까?” 설마 자기를 놀래키려는 것 아니겠지? 자기가 회장님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서하윤은 시계들 들여다보았다. “금주 할머니와 약속한 시간이 다 됐어요. 저를 믿으면 떼어내서 선물해 준 사람에게 다시 돌려주세요. 만약 믿지 않으시다면... 한 달 내에 금주 할머니를 만나지 말아 주세요.” 한 달 뒤면 그는 자연적으로 믿게 될 것이다. 그동안 그와 자주 만나는 차은우도 그와 함께 재수 없는 일을 당하겠지만, 그러나... 금주 할머니가 괜찮다면 그만이다. 말하고 나서 그녀는 바로 집사를 따라 저택으로 들어갔다. 장실장은 문 앞에 서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옥패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가? ... 최금주 할머니는 서하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다가왔다. 눈가에는 눈물이 아른거렸다. “하윤아, 네가 어제 거절하고 나서 할머니 밤새 잠을 설쳤어. 그래도 다행히 네가 동의했지, 뭐야. 빨리 너희들 둘의 혼인신고서를 이 할머니에게 보여줘 봐.” “죄송해요. 금주 할머니.” 서하윤은 금주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자 문득 가슴이 아팠다. “금주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고 이젠 내 손자며느리가 됐으니, 할머니라고 불러.” 금주 할머니는 눈물을 닦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서하윤은 혼인신고서를 금주 할머니에게 건넸다. “네, 할머니.” 금주 할머니는 혼인신고서를 건네받고 그 위에 적힌 손자와 손자며느리의 이름을 보더니 함박웃음을 지었다. “잘됐다. 잘됐어.” 할머니는 끊임없이 말했다. “하윤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우리 손주 사람이 착해. 의지도 되고 그에게 시집 온 거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야.” 금주 할머니는 혼인신고서에 있는 이름을 보고 아무리 봐도 모자란 것 같았다. 서하윤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차은우와 만난 지 불과 두 번밖에 안 되지만 그녀는 그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자기의 할머니를 위해서 결혼까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차은우가 효성이 지극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맞다 하윤아, 네 영자 할머니가 나에게 편지 한 장을 남겼어. 말로는 네가 일 년 안에 결혼하면 이 편지를 너에게 주라고 했었어. 만약에 네가 결혼하지 않았으면 이 편지를 나에게 준 적이 없던 것으로 간주하고, 다만 네가 지금 은우랑 결혼을 했으니 이 편지를 너에게 주마.” 금주 할머니는 옆 테이블에서 편지 한 통을 꺼내 서하윤에게 전달했다. 서하윤은 영자 할머니의 편지라는 것을 듣자 서둘러 물었다. “할머니, 영자 할머니의 소식이 있어요?” “그 할멈은 누구에게도 찾아지기 싫다면 아무도 찾을 수 없어. 일 년 전에 네 영자 할머니가 떠날 때 나한테 전화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금주 할머니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서하윤은 코끝이 시큰시큰해졌다. 전생에 그녀는 영자 할머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생각만 하면 가슴이 욱신거리며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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