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8장

차은우는 말한 대로 행동했다. “내가 자고 싶은 여자는 오직 너야. 다른 여자들에겐 관심 없어. 그러니 안심해도 돼.” 이성을 거의 잃고 잠에 들기 직전, 서하윤은 진지하게 그에게 약속 하나를 요구했다. “언젠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면, 꼭 나한테 먼저 말해줘. 마지막에 알게 되는 건 싫어.” 차은우의 눈은 깊고도 진지했다.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그래.” 그 뒤로 두 사람은 오래도록 몸을 섞었다. 서하윤이 지쳐 잠들고 난 뒤, 차은우는 침대에서 내려와 서재로 향했다. 그 시간에 예정된 회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가 끝난 후 다시 침실로 돌아온 그는 서하윤을 품에 안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의 얇은 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갔다. “이 작은 머리로 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눈을 감고 잠들려는데, 서하윤의 휴대폰 화면이 갑자기 켜졌다. 무음으로 설정된 휴대폰은 밤의 고요 속에서 윙윙거리며 진동 소리를 냈다. 차은우는 그녀의 휴대폰을 힐끔 보았는데 낯선 번호였다. 스팸 전화일까? 그는 팔을 뻗어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 그러자 전화는 멈추고 더는 걸려 오지 않았다. ㅡㅡ 강주시 해변가. 어둠이 깔린 바다, 깊고도 신비로운 분위기지만 해변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 휴대폰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는 싸늘하게 웃었다. “서하윤, 정말 나 잊은 거야? 그럴 수 없어. 너 나 많이 사랑했잖아. 날 위해 많이 헌신했잖아. 그런데 사랑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식을 수 있지? 넌 허파에 바람만 들어찬 그런 여자들과는 달라.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임수아 같은 여자 때문에 널 놓치다니. 나 반드시 너 되찾을 거야. 그리고 임수아가 널 그렇게 괴롭힌 것도 내가 다 되돌려 받을게. 너 대신 내가 복수할게.” 혼잣말을 하던 강민준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쯤이면 일이 끝났을 거다. 그는 길가에 주차된 한 트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