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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장

온갖 고생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은 난장판이 되어있으니 그는 화가 솟구쳤다. 임수환이 따지자 그들은 각각 이유를 둘러댔다. “밖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너무 시끄러웠어. 먹을 거라도 사 오려고 해도 나갈 수도 없었고 기운도 없었어. 그런데 청소할 여력이 어딨겠어? 게다가 우린 이런 일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잖아.” 임수호가 당당하게 말했다. 이번에는 임수현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집에 일이 한두 가지야? 엄마도 돌봐야 하는데 너도 적당히 좀 따져. 네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우리한테 화풀이할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어차피 이사 갈 건데 뭐 하러 시간 낭비하면서 정리해?” “맞아요.” 임수아도 급히 덧붙였다. 집안의 유일한 여자로 임수아도 집안일은 하기 싫었다. 그녀의 손은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을 하기 위한 거지 집안일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임수환은 당당한 세 사람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진짜!” “화낼 것 없어. 이사 간다면서? 이삿짐센터에는 연락했어? 물건이 많아서 많이 와야 할 거야. 그리고 고택에는 청소 업체 불렀어? 근데 그 집에 방이 몇 개더라? 다들 함께 지낼 수 있는지도 모르겠네.” 임수현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임수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걸 왜 다 나한테 물어? 회사 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 거 안 보여? 다들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어? 이삿짐센터? 우리 지금 그럴 돈도 없어! 이 저택은 내가 이미 팔았고 내일 아침까지 집 비워야 해. 오늘 밤 다들 잠잘 생각하지 말고 당장 짐부터 싸!” 임수환의 분노에 가득 찬 고함에 임수현, 임수호, 임수아 세 사람은 심장이 후들거려 할 말을 잃었다. 순간 그들은 벼락에라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짐 싸라고!” 임수환이 다시 한번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열두 시간 후. 허름한 고택. 바닥에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눈앞의 광경을 보며, 네 사람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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