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그는 다가와 소파 위에 앉았다. 양복바지 아래의 긴 두 다리를 꼬이고 시선은 다시 서하윤을 향했다. 서하윤은 그의 태도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설마 오늘 위니아 호텔에서 생긴 일로? 그녀는 다가가 차은우의 맞은켠에 앉았다. 오늘에 위니아 호텔에서 발생한 일을 생각했더니, 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설마 다른 사람이 그녀와 자기의 관계를 알게 될까 봐?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들은 계약을 맺었고 오늘 자기고 그와 한마디도 안 했는데, 그래서 지금 정색하는 표정은 뭐야? 원인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는 찻상에 놓인 계약서를 보았다. 위에 쓰여 있는 비공개 결혼이란 글자를 보고 그는 의아해 했다. 이건 그들이 혼인신고를 할 때 서명한 계약서 아닌가? 차은우는 그녀가 의문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계약서 안의 조항들 아직 기억하지?” 서하윤은 뭔가를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계약을 체결할 때 그녀도 대충 훑어보았다. 무리한 요구 조항이 없었고 다만 비공개 결혼과 기간에 대해 치중했다. “차은우 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세요.” 차은우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담배 연기가 피어오를 때, 그의 표정은 읽기 어려웠다. 서하윤이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를 모르고 당당하게 있는 모습을 본 차은우는 피식하고 웃었다. “말해 봐. 당신의 남자친구랑 어떻게 상의하고 나한테서 뭘 얻으려는 거야? 구청에 가서 이혼서류 접수하기 전에 할머니를 봐서 내가 당신한테 줄 수 있는 거 다 줄게. 그리고 다시는 할머니 앞에 나타나지 마.” 서하윤은 그제야 그가 왜서 싸늘한 표정을 하고 있는지를 알았다. “나랑 강민준은 벌써 헤어졌어. 그리도 단 한 번도 당신한테서 뭘 얻으려고 한 적도 없었어. 금주 할머니가 줄곧 나한테 잘해줬어. 내가 당신이랑 결혼을 한 것도 금주 할머니한테 보답을 하기 위해서야. 그 외에는 당신이 안심해도 돼.” “헤어졌다고?” 차은우는 서하윤의 새빨간 거짓말을 듣고 휴대폰을 열어 서하윤의 앞에 던졌다. 휴대폰 속에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