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장

만약 차은우가 평생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지금처럼 친구와 같은 부부 사이로 남는 것도 좋았다. 어찌 됐든 관계를 맺는 일은 사랑과 무관했기 때문이다. "좋아, 내가 아주 잘 먹거든, 마음의 준비해야 할 거야." 서하윤은 익살스럽게 웃었다. '차은우 와이프라 이건 좋네!' 차은우의 얼음장 같았던 얼굴은 서하윤의 웃음에 녹기 시작했고 따라 웃었다. "네 여보가 제일 잘하는 게 돈 버는 거야, 네가 먹는다고 망할 일 없으니까 걱정 말고 먹어." "응, 오리 창자가 모자라, 여보, 더 시켜줘!" 서하윤은 차은우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 평소 같으면 여보란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아주 좋았고 농담이 섞여 있어 부를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일부러 여보에 힘을 주어 말했다. 차은우는 여보라는 단어가 그녀의 빨간 입술에서 나오자 수심이 깊어졌고 순간 뭔가가 생각났다. '침대에서 차은우 씨가 아니라 여보라고 부르면...' "좋아." 그는 가볍게 답하고는 끓어오르는 욕망을 억눌렀다. 샤부샤부를 먹고 나서 서하윤은 둘 사이가 조금 가까워졌고 전처럼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서하윤은 선을 아주 잘 지켰고 항상 둘 사이에 쉽게 건느지 말아야 할 강이 있다는 걸 명심했다. 가게에서 나올 때, 서하윤은 눈웃음을 하며 차은우한테 감사 인사를 했다. "차은우 씨, 감사해, 오늘 저녁 아주 죽여줬어!" 차은우는 차은우 씨라는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왜 여보라고 안 해?" 서하윤은 얼굴이 붉어졌고 지금은 부를 수 없었다. "아까는 장난한 거잖아." "앞으로도 여보라고 불러, 듣기 좋아."' 차은우는 서하윤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나..." 서하윤은 멈칫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그럴 리가.' 여보라는 말이 갑자기 나오지 않았고 그녀는 일부러 그의 눈빛을 피했다. "나 차 가지러 갈게." 차은우는 그녀를 따라 차에 탔고 서하윤은 의아해서 물었다. "네 차 안 타?" 그녀의 차에 차은우가 타면 왜인지 어울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