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3장

차은우는 방금 전까지도 약간 멍한 표정을 짓던 서하윤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지나가다가.” “이렇게 우연이라니?” 둘 사이에 인연이 없다고 하면, 분명 아무도 믿지 않을 게 뻔했다! 차은우 역시 차에 기대어 호수를 바라보며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그는 심란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 “오전에 어르신 한 분을 만나 뵙고 돌아가는 길이야. 돌아가는 길이 여기라서 잠깐 들렀어.” 서하윤은 솔직하게 답했다. 이 길은 차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가는 차나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도 둘 다 똑같이 이곳에서 차를 세우고 있었다. 서하윤은 마음속으로 더욱 확신이 생겼다. 차은우는 반드시 예전 일을 기억해 낼 거야. 그리고 우린 반드시 다시 사랑에 빠지겠지. 그녀는 갑자기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 차은우는 계속해서 서하윤을 그렇게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봐?” 서하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가 자신을 보는 눈빛이 어쩐지 묘해, 괜히 마음이 떨렸다. 마치 기억이라도 되찾은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차은우는 시선을 거두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진을 보냈던데, 날 유혹하려고 그런 거야?” 조금 전부터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본 이유는 바로 그 사진 때문이었나 보네. 서하윤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진, 포토샵 같은 거 아니니까 걱정 마. 그리고 내가 널 유혹하려고 보낸 거라고 생각해도 돼. 사진 보고 나서, 혹시 기억나는 거라도 있어?” 사실 그 두 장의 사진이 언제 찍은 건지, 서하윤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둘이 관계를 갖게 된 후, 침대에 있을 때 유독 잘 맞았다. 끝난 뒤에 둘 다 힘이 좀 남아 있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날도 마침 기운이 좀 있었기에, 옷을 입고 나서 둘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 두 사람은 정말 너무 대담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노출이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꽤나 아슬아슬하게 섹시했다. 차은우는 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