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0장
서하윤이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 있는 사람은 구진영이었다. 그런데 구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추미은은 마치 위협을 감지한 듯 긴장한 얼굴로 빠르게 다가왔다.
이미 평정을 되찾은 서하윤은, 추미은이 거의 다가왔을 때 구진영을 향해 낮게 속삭였다.
“미안해요.”
자신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람을 잘못 본 것을 조용히 사과했다.
“둘이 방금 무슨 얘기 했어?”
추미은은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와 경계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원래는 단순히 교통사고로 병원에 왔지만, 검사 중 난소에 낭종이 발견되어 입원을 결정했고, 며칠 내로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서하윤이 다시 병원에 왔고, 마침 방금 도착한 구진영과 마주치게 될 줄이야.
추미은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왜 서하윤은 이렇게 자주 구진영의 앞에 나타나는 걸까?
게다가 방금 그들이 눈을 마주치던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세상은 오로지 그 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 자신조차 지금 이 자리에서, 두 사람과 함께 있음에도, 가장 부질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서하윤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 얘기도 안 했어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곧바로 장 비서의 병실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추미은 옆을 지나치려던 순간, 추미은은 갑자기 그녀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추미은은 날카롭게 물었다.
“뭘 그렇게 당황해? 서하윤, 내가 보기엔 너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이 그녀의 신경을 긁었다. 가슴 속에 박힌 가시가 점점 더 거슬리기 시작했다.
“미은아, 손 놔.”
구진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추미은은 서하윤의 손을 잡고 있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입술을 꽉 깨물며 쉽게 놓지 못하는 모습에 불만이 가득했다.
추미은이 서하윤을 놓지 않자, 서하윤은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계속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왜 그러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어. 혹시 네가 두려워하는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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