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4장
강서진은 서하윤이 한 말을 듣고 나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어릴 때부터 쭉 지켜본 딸이었기에, 한 번 결심한 일을 반드시 해내는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과거를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으니, 정말로 지난 일들을 정리한 것이 분명했다.
이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두 모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찰나,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서하윤은 초인종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문 쪽으로 향했다.
문예리가 문 앞에 서 있었다. 평소처럼 가발을 쓰지도 않았고, 사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급하게 온 듯 보였다.
그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 문예리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무대나 인터뷰에 나올 때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곤 했으니까.
“오다가 교통사고 때문에 길이 많이 막혔어요. 소희 좀 불러줄 수 있을까요?”
문예리는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서하윤에게 말했다.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쨍그랑하고 갑자기 뒤에서 컵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서하윤이 즉각 뒤를 돌아보았고, 문예리도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나소희가 서 있었다. 그녀는 깨진 컵을 본 체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멍하니 문예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얽혔다.
주위 사람들은 컵이 깨지는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소희 씨, 다친 데 없어요?”
“내가 빗자루 가져올게.”
“다들 가만히 있어요! 유리 조각이 날카로워서 맨발로 밟으면 다칠 수 있어요.”
동료들은 서둘러 바닥의 유리 조각을 치우기 시작했다.
나소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눈앞의 상황을 보고 당황하며 옆에 있는 동료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컵을 제대로 못 잡아서.”
“아니에요, 다치지 않았다면 됐어요.”
동료들은 밝게 웃으며 안심시켰다.
그러자 문예리가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야.”
나소희의 눈가가 살짝 붉어졌다.
“잠깐 나랑 밖에서 걸어줄래?”
문예리는 나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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