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7장
“보이나요? 기사장님, 덕분에 감옥에 있는 1000일 넘은 시간동안 아주 충실하게 보냈어요.”
소만리는 쓴 미소를 지으면서 눈물이 얼굴을 스쳐지나 기모진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떨어져 그는 움찔했다. 눈물이 떨어진 곳이 데일거 같이 뜨거웠다.
비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소만리는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주위의 공기가 마치 멈춘듯이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값어치 없는 눈물을 닦고나서 조금 평온해졌다.
“기모진, 인생에서 다시시작이라는 버튼이 있다면 너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소만리의 이 말을 듣자 기모진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 깊은 눈동자로 소만리를 봤다.
“소만리. 너에게는 선택지는 없어. 나의 와이프가 된 이상 평생 지울수 없는 도장이 된거야.”
소만리는 쌀쌀하게 웃었다. “ 그래? 그럼 그 뜻은 기사장님은 평생 나랑 이혼을 안하시겠다는 말인가? 그럼 너의 여우동생은 어떻해? 쟤가 또 너의 말에 상처받아 자살쇼하면 어떻해?”
소만리의 눈물로 얼룩진 쌀쌀해진 얼굴을 보자 기모진은 입을 뻥긋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동 걸고 출발했다.
소만리는 너무 울어 피곤했는지 잠이 들고 일어났다. 깨어보니 예전에 잤었던 침대위였다.
기모진이 자신을 이 별장에 데려온건 의외였다. 여기의 인테리어나 가구들은 전과 똑같았다.하지만 밤마다 여기서 기모진과 소만영이 꽁냥거리고 사랑을 나눴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소만리는 위경련이 온듯이 징그러웠다.
그녀는 화장실로 뛰쳐갔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하루종일 잤다.
오늘 하루동안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얼굴을 들자 거울에 비친 초췌한 안색, 울어서 퉁퉁 부은 두 눈이 얼마전에 기모진앞에서 울부짖던 그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르게 했다.
딱 이 타이밍에 소군연한테 전화가 왔다.
받을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가 소만리는 전화를 받았다. 소군연은 소만리의 근황을 무척 걱정했다. 소만리는 마음이 따뜻해져 그저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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