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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장

“쾅”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산산조각 났고, 차 앞부분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바퀴가 아스팔트 노면에 심하게 부딪혔고, 사고 발생 순간에 에어백도 터졌다. 그 순간 기모진은 더욱 팔을 조여 온 힘을 다해 소만리를 지키려고 애썼다. 소만리의 나약한 분명하지 않은 소리에 기모진은 자신의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소만리의 상태를 관찰했다. 그런데 눈을 들어 보니 소만리의 미간이 찡그려지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더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소만리가 힘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두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모기진은 삽시간에 그의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자신의 마음이 깊은 바닷속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고, 그는 노발대발하며, 차 유리창에 베여 피를 흘린 두 손으로 소만리의 창백한 얼굴을 번쩍 들어 올렸다. "천리? 천리!" 그는 당황해서 소만리를 불렀다. "천리, 일어나, 정신 차려, 그만 자, 천리야!" 그의 고함소리가 들렸는지 소만리의 속눈썹이 살랑살랑 움직였다. 기모진의 어둡고 축축한 눈망울에 한순간에 한 줄기 빛이 나더니, 그는 눈썹을 깊게 파묻고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소만리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천리, 잠들지 마." 소만리는 눈꺼풀을 힘없이 열었지만 끝내 뜨지 못했다. 그녀의 반쯤 감은 눈동자는, 정교하면서도 초조함과 두려움이 어렴풋이 역력하게 비치고 있었고, 머릿속의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는 듯하여, 그녀를 아주 옛날로 데려갔다...... "천리, 그만 자, 천리!" 기모진은 두 눈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눈물방울이 맺힌 눈물이 창황히 그의 눈에서 흘러나와, 소만리의 핏빛이 도는 얼굴위에 떨어졌다. 그러자 이때 소만리의 입술을 움직였다. "모진, 모진 오빠..." 기모진은 갑자기 얼떨떨해졌고 뜨거운 눈물이 그의 눈을 적셨다. "천리, 나 모진이야, 난 너의 모진 오빠야, 천리, 제발 자지 마, 날 떠나지 마, 가지 마!" 그는 불안한듯 소만리의 목을 껴안고 향기로운 냄새를 맡았다.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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